<앵커>
아파트 관리비가 평소보다 20배 넘게 나왔다면 어떻겠습니까?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단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앞으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건축을 앞둔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관리비 고지서 때문에 주민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매달 3만 원 내던 관리비가 갑자기 60만 원이나 나왔기 때문입니다.
[박효숙/재건축 아파트 주민 :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수입이 60만 원이 안 되는데, 관리비만 내면 뭐 먹고 살아요.]
관리비는 20~30배씩 늘었지만 정작 관리는 엉망입니다.
이 계량기는 한 달 전 한파 때 동파됐습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가 수리를 해주지 않아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지하에서 이 파이프를 만들어 물을 끌어올려 쓰고 있습니다.
재건축이 임박해지며 절반 넘는 가구가 이사 갔기 때문입니다.
남은 세대가 빈집 관리비까지 내고 있는 겁니다.
[입주자대표 관계자 : 이사 간 사람들에겐 관리비를 부담하지 말아야 하지 않느냐. (관리비를) 남은 사람들에만 부과하자, 그렇게 (자체적으로) 의결했어요.]
모든 아파트 관리규약에는 주민이 협의해 관리비 부과 방식을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재건축 때는 어떻게 할지 기준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2/3, 그러니까 250여 만 가구가 재건축 대상입니다.
한날한시 모든 세대가 동시 이주하는 게 불가능한 만큼, 빈집 관리비 부담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