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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매체서 중국 기사 사라져…中에 감정 상했나

유엔 안보리 결의 후 10여일째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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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주요 매체에서 최근 중국에 대한 언급이 사실상 사라져 그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연합뉴스가 6일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평양방송 등 북한의 주요 매체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3일(한국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나온 뒤 열흘 넘게 중국과 관련된 내용을 거의 찾을 수 없다.

조선중앙통신의 경우 지난달 24일 유엔 결의에 반발하는 북한 외무성 성명을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고 전하고 이틀 뒤 신화통신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술 의혹' 보도를 반박했다고 전한 뒤 중국 관련 뉴스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 2일 재중조선인총연합회 연변지부가 지난달 말 유엔 안보리를 규탄하는 모임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중국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다.

특히 신화통신의 북한 뉴스를 인용하던 것이 사라진 것이 흥미롭다.

중앙통신은 6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한 소식을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을 비롯해 싱가포르TV, 미국 AP통신 및 VOA방송 등이 보도했다고 소개했지만 신화통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부터 외국 언론이 국방위원회 성명 발표를 보도했다고 수차례 선전하면서도 영국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AP통신, 일본 교도통신 등을 열거했지만 중국 매체는 하나도 없었다.

이는 북한 뉴스가 국제사회에 많이 보도될 때 신화통신을 가장 먼저 소개하던 관행과 대조적이다.

중앙통신은 지난달 3일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각국이 보도했다고 소개하며 신화통신의 보도를 제일 먼저 상세히 소개했고 그다음에 중국 인민일보와 이타르타스통신 등의 보도를 덧붙였다.

조선중앙방송 등 방송매체도 지난 3일 재중조선인총연합회 연변지부의 규탄 모임을 보도한 것 외에 최근 10여 일간 중국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후원국으로 통하는 중국 뉴스를 보도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북한 매체는 그동안 거의 매일 중국 고위인사의 발언을 비롯한 중국 소식, 북중 교류, 중국 언론의 기사 등을 보도하며 양국 간 친밀감을 과시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찬성한 데 대해 북한이 일시적으로 섭섭한 감정을 에둘러 표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4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관련해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대국도 미국의 부당한 행위를 바로잡지 못한 사례가 없지 않았다"며 사실상 중국을 비난했다.

북한 매체는 지난 4일부터 김 제1위원장이 새해에 즈음해 라오스, 레바논, 몽골 등 30개국 지도자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소개했지만 유엔 결의에 찬성한 중국과 러시아는 아직 보도하지 않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매체가 최근 중국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중국이 대북 결의안에 동참한 것에 당황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볼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중국과 두터운 협력 관계를 고려해 비난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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