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이 초박빙 경쟁을 펼치며 한국 영화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구정이라는 대목 사이에 있는 1월은 전통적으로 극장가 비수기로 분류됐다. 그러나 올해는 평일 2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는 영화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이 공식도 깨지다시피 했다.
이 영화의 동반 흥행을 통해 관객들의 성향 변화도 캐치해 볼 수 있다. 영화 선택에 있어 '온니 원(Only one)'이 아닌 '보스 오브 뎀'(Both of them)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두 편의 경쟁작이 나란히 개봉하면 일주일 안에 승부의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한 영화로 관객이 몰리면서 차선으로 밀리는 영화의 스코어는 시간이 지날 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은 정면 대결을 펼친 첫 주말까지는 4~5만 명 차이를 보이다가 평일로 접어들면서 6천여 명차 박빙의 경쟁 구도로 변했다. 이는 한 영화를 먼저 보고, 경쟁작을 연이어 보는 '크로스 관람'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두 작품의 동시 흥행이 가능한 이유는 각기 다른 색깔을 띠면서 동시에 수준급의 재미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CJ E&M 영화부문 이창현 홍보 팀장은 "'베를린'이나 '7번방의 선물'이 장르나 스타일에서 완전히 다른 영화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각각의 매력을 즐기려는 것 같다"면서 "두 영화의 동반 흥행으로 지난해 한국 영화의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니 시장 차원에서는 환영할 일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의 동반 흥행 덕분에 연초 극장가는 한국 영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영진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한국영화 총 관객 수는 1,198만 4,420명에 이르렀으며, 점유율도 58.9%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대비 23.8% 상승한 수치다.
이는 1월 넷째 주와 다섯째 주에 개봉한 두 영화가 각각 458만명('7번방의 선물), 265만명('베를린')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 영화의 흥행을 견인한 데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