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차리자" 공군 대령 한마디에 마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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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남 당진의 마을 주민 여럿이 돈을 모아서 건설업체를 차렸습니다. 권력과 줄이 닿아있다는 공군 대령의 말을 믿고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회사는 안 되고 빚은 늘어 가는데 대령이란 사람은 잘 먹고 잘 사는 이상한 사업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년 전 충남 당진의 시골 마을 송산면에 현대제철소가 들어설 즈음, 공군 대령 1명이 나타났습니다.

[김현균/피해자, 5억 원 투자, 주택 압류 : 자기가 청와대 그쪽 사람도 잘 알고, 이명박 정권 당선시킨 미래포럼. 그분들하고 ROTC 동기, 선후배이기 때문에 (사업 성공한다고 했죠.)]

당시 현역이던 박 모 대령은 주민들이 돈을 걷어 주민이 주인인 건설회사를 차리자는 솔깃한 제안을 했습니다.

회사만 만들면 자기가 인맥을 동원해 제철소 토목공사의 절반을 따오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지역 신문에 광고까지 냈습니다.

[피해자/500만 원 투자 : 공군이고 대령이라고 하면 대단하게 봐요, 시골 노인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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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33명이 동참했습니다.

적게는 500만 원 많게는 5억 원까지, 모두 26억 5천만 원을 모아 박 대령에게 건넸고, 황해 EnC란 이름의 회사가 설립됐습니다.

이곳이 박 대령이 주민들에게 약속한 현대제철 산업단지 부지입니다.

지금 보시다시피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이런 공사의 49%를 따다주겠다 이렇게 약속한 겁니다.

지금 이게 저 끝부터 저 끝까지 80만 평이니까, 약속대로만 됐다면 정말 엄청나게 큰 공사입니다.

하지만 박 대령이 장담한 토목공사는 성사되지 않았고, 회사 경영은 지지부진했습니다.

주민이 모은 26억 원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되려 박 대령이 회사 명의로 공제조합에서 빌린 수십억 원을 갚으란 독촉장이 날아왔습니다.

주민들 집이 압류되고 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주주로서 혜택은 커녕 생계 해결도 못하는 처지입니다.

[원동준/피해자(2천만 원 투자) : (몸 좀 어떠세요?) 아파요. 지금 내 통장에 370만 원밖에 없어요. 그게 전 재산이야.]

회사 대표를 자처했던 박 대령만 아무 피해 없이, 주민 돈으로 호화생활을 한다는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이제는 전역해 민간인이 된 박 대령을 찾았습니다.

[박 전 대령 집 : (SBS에서 나왔습니다.)]

박 대령은 모두 주민 탓으로 돌립니다.

[박 대령 : 그 사람들(주민) 얘기가 10억 원을 '박 대령'이 챙겼다는 거예요. 거기서부터 뒤틀리기 시작했죠. (내 말을) 안 믿으니까 문제지. 안 믿고 저러고 다니면서 쇼를 하고 다니니까 문제지. (사업을) 전부 브레이크 걸죠.]

자신도 손해를 봤다고 주장합니다.

[회사 돈 쓰지 않고 제가 (제 돈) 쓴 영수증이에요. 죽어라 다니면서 수주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는 이미 모든 재신이 압류되고 뺏겨서 부도나서 저는 (돈이) 없어요. 전 거지에요. (이 집은요?) 이 집은 아버지 꺼.]

낮에 다시 찾은 박 대령 집.

잡지에 소개됐을 만큼 호화 주택에 고급 승용차와 보트까지 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박 대령이 친구들과 함께 유흥업소에서 쓴 법인카드가 1년간 1억 원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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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5억 원 투자, 주택 압류 : (주민을) 바지사장으로 앉혀 놓고. 우리 아저씨는 법인카드도 없었어요. 자기네(박 전 대령)만 법인카드를 가지고 다니면서 자기들 필요한대로 다 썼어요.]

고소 방법도 몰랐던 주민들은 이제야 박 대령을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회사 설립 과정부터 운영까지 상당 부분 혐의가 인정된다며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주민회사 만들자더니…온 마을 '발칵'」 보도 관련 반론보도
 
지난 2월 5일 '8시 저녁뉴스'「주민회사 만들자더니…온 마을 '발칵'」보도에 대해, 당사자인 박 전 대령은 보도에서 언급된 호화주택, 고급 승용차와 보트는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박 전 대령이 친구들과 유흥업소에서 썼다는 법인카드는 회사임원들이 업무상 영업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박 전 대령은 고향에 내려와 주민들의 권리확보를 위해 노력했고, 소액투자자들의 투자손실은 진행 중인 사업을 잘 마무리해 꼭 보상하려 한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내용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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