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민주통합당, 전대 룰 전쟁 시작…계파 갈등 예고

당내에서 어떤 일이…무엇이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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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며 당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이틀 간 국회의원-당무위원-지역위원장 3백여 명이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난달 18일 김성곤 의원이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뒤 공석이었던 전대 준비위 부위원장과 위원 19명을 추가 인선하며 준비위원회 구성을 끝냈습니다. 전당대회는 새 대표를 포함해 신임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립니다. 전대준비위가 갖춰진 만큼 이제부터 전당대회 시기와 룰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그런데, 경기 규칙에 따라 후보들의 유불리가 달라지겠죠.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후보 간에 또 계파 간에 갈등은 자연스레 불거질 수밖에 없겠고요. 차기 전당 대회의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개최 시기, 지도체제, 그리고 세부 규칙입니다. 하나 하나 짚어 보도록 하죠.

먼저 개최 시기를 놓고 당내에서는 5월 개최론이 중론인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지금 비상대책위 체제인데요. 말 그대로 비상 상황으로 임시 지도부란 뜻입니다. 5월 전에 당 지도부를 뽑으면 비상 상황을 다시 맞을 수 있다는 논립니다. 4월 말에 재보선을 치러야 하는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혹시 패하기라도 하면, 그 책임을 신임 당 지도부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행여 참패라도 한다면 지도부가 자리를 지키기도 물러나기도 애매한 상황이 오겠죠.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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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새로 뽑히는 대표와 최고위원의 임기를 언제까지로 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지난해 1월 전당대회에서 뽑힌 한명숙 전 대표의 잔여 임기만 맡아야 합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패배로 물러났고, 그 잔여 임기를 이해찬 대표가 이어 받았죠. 그런데, 이 전 대표도 대선 과정에서 사퇴했습니다. 당헌.당규에 그렇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당헌·당규를 바꾸면 됩니다.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거든요.

민주당 내에서는 새 대표에게 2년 동안 임기를 보장해 주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당이 비상 상황을 끝내고 도약하기 위해선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는 겁니다.

8개월 짜리 대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 또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지도 못하는데, 당내 괜찮은 인물들이 당 대표 경선에 나오겠느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비주류 진영은 '지금 친노 주류 측이 대선 패배 책임의 부담 때문에 후보를 내기 어려울 테니, 이참에 당권을 장악해 2년 동안 '친노 패권주의'인 당을 바꿔 보자'고 생각하는 것 같고요. 친노 일부는 이번에 당권 장악이 어려우니 다음 전당대회 시기를 앞당기자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지도체제 문제는 앞서 설명한 대표의 리더십 강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른바 3金 시대는 '제왕적 총재' 시절이었습니다. 절대적 권한을 갖고, 공천권을 포함해 당 운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죠. 3金 시대이후 정당은 집단지도체제를 갖추게 됐습니다.

당내 분위기는 대표의 권한을 강화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바꾸자는 겁니다. 현재 민주통합당의 지도체제는 순수 집단지도체제입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어떤 현안에 대해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협의만 하면 됩니다. 순수 집단지도체제 하에서 대표는 'One of them'이기 때문에 합의를 해야 하겠죠.

순수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로 나선 후보들이 일합을 겨뤄 떨어지더라도 최고위원이 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현재 방식은 1위가 대표, 2위부터 5위까지는 최고위원이 되는 거죠. 지난 2010년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후보가 1위를 차지해 대표로, 2,3위였던 정동영, 정세균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습니다. 당시 세 후보가 '빅 3'라고 불리며 치열하게 대권 경쟁을 벌이던 때였죠. 이전에 정세균 후보가 대표가 됐을 때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불립니다. 대표가 되고 싶은 사람은 대표 경선에, 최고위원이 되고 싶은 사람은 최고위원 경선에 나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전대 규칙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은 모바일 투표입니다.

비주류 측은 모바일 투표를 없애야 한다는 겁니다. 모바일 투표가 조직 동원을 통해 악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전당대회때 김한길 후보가 黨心, 그러니까 대의원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이른바 모바일心에서 이해찬 후보에게 져서 역전패 당했다는 주장입니다. '당직은 당원에게, 선출직은 국민에게'라는 문구로 귀결됩니다. 그러나 친노 주류를 중심으로는 모바일 투표는 당헌이 규정한 국민참여 경선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반론이 나옵니다. 국민의 참여를 통한 민주당의 지지 기반 확장을 이유로 들고 있죠. 당내에선 모바일 투표를 손봐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 같습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모바일 투표 대상을 당원과 대의원으로 한정하는 중재안을 내 놓은 상태입니다. 김성곤 전대준비위원장도 권리당원 정도라면 모바일 투표를 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살펴 봤듯이 전당대회 준비작업이 시동을 걸면서 이해 관계에 따른 각 계파간 치열한 룰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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