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예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흥행 경쟁은 '용호상박'의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 접전을 벌이고 있는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 이야기다.
이 팽팽한 경쟁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은 쪽은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이다. '7번방의 선물'은 소위 말해 스타가 없는 영화다. 지난해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광해:왕이 된 남자'를 통해 대세 배우로 떠오른 류승룡이 출연하지만, 그가 단독 주연으로서 티켓 파워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7번방의 선물'은 류승룡을 비롯해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김기천 등 연기력으로 무장한 40대의 남자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유리구슬처럼 티 없이 맑고 예쁜 아역 배우 갈소원 양이 출연해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 작은 영화의 첫번째 공신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수많은 배우가 등장하지만 그 누구하나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다. 톱니 바뀌가 맞물려 나가듯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제 역할을 120%씩 해주고 있다.
두번째는 웃음과 감동의 절묘한 하모니다. '7번방의 선물'의 전반부는 교도소 7번방 패밀리들이 만나 아웅다웅하는 이야기로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후반부 용구와 예승 부녀의 만남과 이별이 그려지면서는 폭포수 같은 눈물을 유발한다. 전후반부의 상반된 정서를 자극하는 균형감은 '7번방의 선물'이 가진 절대적 강점이다.
물론 후반부 클라이맥스의 감정이 다소 과잉된 면도 적잖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7번방'이 전해준 선물에 120% 만족했다. '7번방의 선물'은 개봉 9일만에 전국 283만명을 돌파했으며, 이제 300만 고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