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광석은 떠났으나 그의 향기는 진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는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등 명곡을 남기고 떠난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 모였다. 박학기, 한동준, 조정치, 홍경민 등은 김광석에 대한 음악인생에 대해 회상했다.
김광석과 절친한 친구였던 박학기는 마치 어제 떠난 것처럼 김광석에 대해 생생히 떠올렸다. 박학기는 “우연히 알게 됐는데 어릴 적 동네 친구였다.”고 남다른 인연을 설명한 뒤 “17년 전 듀엣을 하기로 약속했었다. 우연히 길에서 ‘서른즈음에’를 듣고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가 더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날 박학기는김광석과 듀엣을 하기로 약속했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열창했다. 기타를 연주하는 박학기의 뒤편으로 김광석이 영상이 흐르고 박학기가 화음을 넣으면서 함께 듀엣 무대를 연출돼 더욱 진한 감동을 줬다.
뮤지션 MC 윤종신 역시 김광석에 대한 절절한 일화를 떠올렸다. 그는 김광석의 장례식에 대해 “제일 참담하고 암울했던 장례식이었다.”면서 “다들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모르는 분위기였다고 했다.”고 마음 아파했다.
‘사랑했지만’의 작곡가 한동준 역시 김광석과 진한 우정을 나눴다. 한동준은 “지금의 아내와 연애할 때 김광석이 소개시켜 달라고 해 당황하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조정치와 홍경민 역시 잊을 수 없는 뮤지션 김광석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을 표현해 공감을 선사했다.
다소 강한 진행방식과 짓궂은 농담이 주를 이뤘던 ‘라디오 스타’는 오랜만에 고품격 음악방송에 가장 걸맞은 모습을 보였다. 김광석을 주제로 한 ‘라디오 스타’에서 MC들은 진지한 모습을 보였으며 김광석과 인연을 맺은 이들이 그와의 추억을 곱씹는 과정은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놀러와’가 세시봉 열풍을 일으키는 등 감성적인 토크쇼로 사랑을 받았으나 시청률 부진으로 종영해 안타까움을 주는 가운데, 세시봉의 감동을 넘는 김광석의 긴 여운으로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음악 토크쇼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