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LG전자 '3년만의 최대 흑자', 회장님덕이라고?

실적발표의 빛과 그림자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하나의 현상을 놓고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기사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늘 취재했던 일이 그렇습니다. 바로 LG전자의 지난 해 실적 발표입니다. 많은 언론들은 이렇게 기사를 썼습니다.

- 3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최대 이익을 냈다.

- 골칫덩이였던 휴대전화 사업부문이 흑자로 돌아선 덕분이다.

- 구본무 회장의 특명을 받은 ‘회장님폰’, '옵티머스G'가 나와서 성공해서다

- 회사가 내실이 좋아지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상당히 호의적이죠. 그런데 어제 이 발표가 난 직후에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그러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고 봐야겠죠.

발표된 실적을 찬찬히 뜯어보니 저는 좀 다른 부분이 보였습니다. LG전자의 지난 해 매출은 50조 9600억원이었습니다. 문제는 작년 초에 발표했던 목표치에 크게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57조 6천억원을 벌겠다고 했었는데 무려 11.5%나 미달됐습니다. 게다가 2011년 매출 54조 2500억원보다도 6%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매출이 줄면서도 이익이 늘어난 부분은 칭찬받아 마땅하겠지만, 어쨌든 외형성장은 멈춘 셈입니다.

광고 영역

더 나아가서 아마 이 부분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을텐데, 올해 매출 목표치도 53조 5천억원 ‘밖에’ 안 됩니다. 여전히 2011년 수준도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어쩔 수 없이 라이벌 삼성전자와 비교를 해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2010년 154조원이었던 매출이 2년 만인 작년엔 201조원을 기록했습니다. 2년만에 47조원, LG전자 한 개 만한 매출을 새로 만들어 낸 겁니다. 그런데 그 사이 LG전자는 앞으로 가는 것은 차치하고 뒤로 걷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죠.

자, 그럼 속을 좀 들여다 보겠습니다. LG전자의 가전 부문은 여전히 세계 최강입니다. 삼성전자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 가전은 영업이익이 그리 많이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세탁기 등을 파는 LG전자의 HA 본부의 영업이익률은 4.7%였습니다. 백원 어치를 팔면 4.7원 손에 남는다는 뜻입니다. 이게 여러 사업 본부 중 제일 성적이 좋은 겁니다.

다른 부분은 영업이익률을 따지면 좀 눈물겹습니다. TV부문은 작년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단 0.5% 수준이었습니다. 회사 전체로 봐도 2.2% 밖에 안 됩니다. 제대로 된 스마트폰을 많이 팔아야 영업이익률이 올라가는데, 아직 이 부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생긴 일입니다. 삼성전자는 이 영업이익률이 무려 14.5%나 됩니다.

나쁜 이야기는 그만하고 싶기는 한데, 마지막 하나만 더 하겠습니다. 매출이 크게 줄어든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2011년에는 거의 20조 수출을 했었는데 작년 수출은 17조 6천억원에 그쳤습니다. 2조 4천억원 정도가 사라진 셈이죠.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라이벌 삼성전자는 작년에 29조원을 이익을 냈습니다. 그리고 22조 9천 억원을 시설투자에 쏟아부었습니다. LG전자는 1조 천 억원을 이익을 냈고 시설투자엔 1조 6천 억원을 썼습니다. 올해 차이는 더 벌어질 겁니다. 그 결과 최종 성적 차이도 더 벌어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요새 삼성 쪽 사람들은 “LG가 잘 돼야 한다”고 걱정을 해주기까지 합니다.

삼성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LG전자는 잘 돼야 합니다. 직원 말고도 협력업체 등등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적잖습니다. 회사가 커져야 일자리도 더 늘어납니다. 또 삼성전자라는 한 회사가 전자시장에서 너무 독주하는 것도 소비자에게나 더 나아가서 삼성에게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건강한 경쟁자는 꼭 필요한 것입니다. 모두를 위해서 올해 말엔 LG전자가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는 기사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