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대조전 장판을 뜯었더니 황후의 옷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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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문화재 수리보수업체인 ㈜흥만건설은 창덕궁관리사무소 의뢰로 보물 816호인 이곳 대조전 내부 시설공사를 하다가 바닥 장판지를 뜯어냈다.

이 과정에서 장판지 밑에 깔린 미색 한지가 발견되고 거기에는 오색 물감으로 그린 꿩 무늬가 잔뜩 있었다.

심상치 않은 유물임을 안 창덕궁관리소에서는 조선왕실 전문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를 이관하고 보존처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이 그림은 동아시아 전통 왕조국가에서는 대비나 왕비, 세자빈, 혹은 세손빈 등의 왕실 적통을 잇는 최고 여성들이 입는 최고의 예복인 적의(翟衣)를 만들기 위한 사전 설계도인 적의본(翟衣本)이라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박물관은 최근 기관지인 '고궁문화' 제5호를 통해 이 유물의 보존처리과정, 특징, 중요성 등을 기존에 이미 알려진 비슷한 유물과 비교해 그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논문은 이 박물관 안보연 학예연구사와 유지은 연구원이 집필했다.

아울러 박물관은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전연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옛 창덕궁 소장 적의본 관련 유물 2점도 아울러 소개했다.

박물관은 "적의란 꿩(翟) 무늬를 새겨넣은 전통 복식으로 제사를 지낼 때 왕가의 최고 여성만이 입던 예복"이라면서 "이런 실물로 현재 보고된 것은 세종대박물관 소장 순정효황후 12등 적의와 고궁박물관 소장 영친왕비 9등 적의,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운현궁 9등 적의의 3점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적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옷본인 적의본으로는 원래 창덕궁 소장품으로 1979년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관리가 이관된 유물이 유일하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에 대조전에서 발견된 적의본과 새로 공개하는 옛 창덕궁 소장 적의본은 적의가 왕실 복식에서 핵심 자료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것을 발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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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견된 적의본은 조사 결과 쪽물을 들이지 않고 미색 한지 위에 직접 꿩 무늬를 직접 채색으로 그려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적의는 촘촘히 그린 꿩 무늬 줄 숫자에 따라 12줄이면 12등 전의, 9줄이면 9등 적의 등으로 구분한다.

이번에 발견된 적의는 12등으로 밝혀졌다고 박물관은 말했다.

박물관은 "훼손 상태가 심하지만 원래 적의 크기는 148-153㎝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이것이 발견된 지점이 왕비가 거처하는 내전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창덕궁 대조전에서 발견된 사실도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이 적의본이 제작된 시기는 함께 발견된 장판 종이에서 일본어 표기가 발견되고, 치수로 보이는 아라비아 숫자가 발견되며, 무엇보다 현재의 대조전이 1917년 창덕궁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20년에 새로 지은 점 등을 고려할 때 1920년 무렵으로 박물관은 추정했다.

박물관은 "이 적의본이 비록 대한제국 멸망 이후 자료이기는 하나, 조선시대 왕비나 대한제국시대 황후의 복식 연구에 매우 귀중하다"면서 "지금까지 12등 적의의 실물자료는 세종대박물관 소장 적의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적의본 두 가지 뿐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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