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원에 가두는 게 가능한 일일까. 영화 '도가니'보다 충격적인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6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가족이 공모해 한 사람을 정신병원에 감금시키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며 배후를 추적했다. 보호자의 동의만 있으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는 법의 맹점과,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적잖은 충격을 준다.
'공모자들, 누가 그녀를 가뒀나' 편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와, 정신병원에서 약혼녀를 찾은 남자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실종된 약혼녀의 행방을 찾던 김남길(가명)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된다. 아파트 CCTV 화면에 건장한 남성들이 약혼녀 허인혜(가명) 씨를 강제로 끌고 가는 장면이 포착된 것. 더 놀라운 것은 그녀가 끌려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남자가 허씨의 친아들이란 사실이었다.
김씨는 약혼녀 허씨가 전 남편과 재산분할 소송 중이었다는 것을 근거로 "전 남편이 아들을 앞세워 멀쩡한 약혼녀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파헤친 검은 커넥션은 충격적이었다. 의뢰를 받고 정신병원에 데려가주는 전문 업체, 정상인을 입원시켜주는 의사들, 중개료를 챙기는 브로커까지 '공모자들'은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었다.
이러한 공모가 가능한 이유는 현행 법상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정신보건법 24조'에 따르면 보호의무자 2인이 동의하고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환자의 동의가 없어도 강제입원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인지 능력이 부족한 정신질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취지라지만, 재산이나 유산 분쟁을 해결할 목적으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패륜 범죄,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목한 '공모자들'에는 현행 법도 예외일 수 없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E! 연예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