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의 비하인드] 배지현, “‘3년차 야구여신’의 내공 발휘는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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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프로스포츠계는 남성들의 세상이었다. 선수, 구단 관계자는 물론 방송 스태프에 이르기까지 남성들 일색이었던 것.

이런 ‘금녀의(?) 구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신’으로 불리며 남성들 사이에서 맹활약 중인 케이블 스포츠 채널 여성 아나운서들이 있다.

SBS ESPN 배지현 아나운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영문학도에서 야구 여신으로, 그리고 여신을 넘어 때로는 여동생으로 때로는 여전사로 3년째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녀가 들려주는 야구여신의 비하인드. 

겁 없이 시작했던 ‘S 안방마님’ 생활

지난 2011년 SBS ESPN 간판 프로그램 ‘베이스볼 S’의 MC로 전격 발탁된 배지현 아나운서.

그녀는 지난 두 시즌동안 ‘베이스볼 S’를 이끌면서 ‘야구여신’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녀는 후발주자였다. 각 케이블 스포츠 채널들이 저마다 명운을 내건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중 가장 늦게 데뷔한 것. 

하지만 후발주자임에도, 그리고 메인 MC 경력도 전무했음에도 ‘베이스볼 S’는 단 시간 내에 타사 프로그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녀 역시 타사 여구여신들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압박이 심할 수도 있는 상황. 배지현 아나운서는 어떻게 압박을 이겨냈을까.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사실 처음 투입될 때는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몰라서인지 겁 없이 도전했던 것 같아요. 어려서 가능한 거였겠죠. 많이 부족했는데 잘 이끌어주신 제작진과 스태프들께 감사해고 죄송해요. 지금 그런 상황을 맞이한다면 부담을 많이 느낄 것 같아요. 방송을 알면 알수록 책임감도 커지고 있어요”

이어 그녀는 ‘친근한 이미지’를 또 다른 인기 비결로 꼽았다. 함께 맥주 한 잔 하면서 편안하게 야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동생 같은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한 것. 그러면서 배지현 아나운서는 지난 2년간 ‘야구여신’, ‘베이스볼 S의 안방마님’이라는 이미지도 확실하게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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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급 관심, 내가 책임져야할 부분도 많아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전문성과 상관없이 스포츠 채널 아나운서들에게 여전히 ‘야구여신’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연예인급의 관심을 보낸다.

방송 출연 시 입었던 의상은 물론 개인 SNS에 쓴 글 하나 조차도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러면서 ‘논란을 위한 논란’이 양산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런 관심과 논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관심을 많이 받는 만큼 책임져야 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해요.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로서 중심을 잡고 제대로 맡은 역할을 해낸다면 그런 논란과 이슈도 문제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동종 업계에서 경쟁하는 만큼 타사 아나운서들과의 비교도 받아들일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하지만 경쟁을 떠나 사석에서 만나면 그만큼 말이 잘 통하는 분들도 없죠. 시즌 중엔 방송 잘하자고 서로 격려 문자도 주고받아요”

팬들과의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

그런 만큼 그녀는 지난 2년간의 다양한 방송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세 번째 시즌을 준비 중에 있다. 3년차를 맞은 올해 그녀의 목표는 무엇일까.

“첫 시즌에는 모든 게 처음이고 새로워 정신없었고, 두 번째 시즌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에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부족한 점은 계속 있었죠. 올해는 그걸 보완하는 해로 삼고 싶어요. 방송에 대한 열정 위에 전문성과 깊이를 더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동안 팬들과의 소통을 제대로 못했는데 올 해는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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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방송을 위한 준비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녀는 농구중계 현장에서 사이드라인 리포팅과 수훈 선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한층 안정된 진행 솜씨와 순발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프로야구 새 시즌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SBS ESPN 야구 해설위원들과 정기 미팅을 가지면서 각 팀 전력분석과 시즌 향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기억에 남는 중계를 다시 보면서 여러 상황을 복기해본다고 한다.

“생방송 특성상 늘 긴장감은 가지고 있어요. 2년 지나다보니 살짝 줄긴 했지만 긴장 놓을 수는 없죠. 경기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돌발 상황도 많죠. 심지어 생방송 들어갈 때까지 경기가 끝나지 않은 곳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비상사태’에 대한 노하우도 많이 생겼어요. 첫 해에는 함께 방송하는 해설위원님들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젠 반대로 제가 질문도 많이 드리죠”

배지현 아나운서가 올 시즌 ‘베이스볼 S’의 다크호스로 꼽은 인물은 바로 김재현 해설위원. 현역 은퇴 후 해설자로 첫 도전에 나섰지만 그녀는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재현 위원님이 활기를 불어넣을 것 같아요. 합류하자마자 ‘베이스볼 S’ 팀이 훈훈해졌죠(웃음).  잘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세요. 그래서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믿고 따라 오시라고 했죠. 지난 두 시즌동안 제가 해설위원님들께 도움을 받았듯이 이제는 리드하고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해야겠죠. 그래서 긴장감보다는 설렘이 더 커요. 방송할 날이 기다려져요”

영문학도에서 슈퍼모델로, 그리고 야구여신에서 친근함과 전문성을 갖춘 아나운서로 변신한 ‘팔색조’ 매력의 배지현 아나운서.

짧은 시간이지만 만만치 않은 내공을 선보이는 그녀이기에 다음 행보도 기다려진다.

jsama@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재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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