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만큼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는 남자, 김재중이 첫 솔로 미니 앨범을 발매했다. ‘마인’(Mine)을 타이틀곡으로 하는 김재중의 첫 솔로 앨범 ‘아이’(I)는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이 남자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김재중은 역시 그 하얀 얼굴에 긴 눈이 주는 차가우면서도 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번 앨범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번 앨범은 록적인 색깔이 가득하다. 의외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는데 록이라니.
“어렸을 때부터 록을 부르고 듣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깊이 까진 아니어도 어렸을 때 많이 듣고 자란 거다. 그룹 활동 하면서도 콘서트 때나 프로젝트 싱글이나 그럴 때는 록을 부르고 그랬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록 장르의 앨범을 낼 줄은 나도 몰랐다.(웃음)”
말이 나와서 말인데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겠다 싶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 외면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게 참 힘든 거 같은데 연기자로 따지면 로맨스물만 하던 사람이 코믹물에 도전했을 때처럼 두려움이 큰 것 같다. 보통 댄스, 발라드를 했던 사람이 록이라는 장르를 선택하다고 했을 때 얼마나 두렵겠냐. 사실 앨범 수록곡들을 보면 다 전통성 있는 록은 아닌데 그 중에 타이틀 곡 같은 곡들은 정말 록을 하는 분들한테 부탁했고 연주도 같이 협업했다.”
록 도전에 멤버들 반응도 궁금하다.
“(박)유천이는 ‘원키스’(One Kiss)를 듣고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 ‘난 오늘 마셔야 되겠다’라고 했는데 술을 부르는 노래라...정말 좋지 않나. 슬픈 때 위안을 받고 싶어서 듣는 노래도 있지만 더 슬프고 싶어서 듣는 노래도 있는데 술을 부르는 노래라니...정말 좋다. (김)준수는 ‘마인’을 굉장히 좋아했다.”
김재중의 목소리를 너무나 그리워한 팬들이 많다. JYJ 멤버 김준수가 솔로 앨범은 물론 공연으로 활발한 활동을 한 것에 비해 김재중은 음악적으로는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다.
“멤버들 모두 개인 활동에 접어들면서 나는 연기를 했는데 그 기간이 조금 길었다. 연기자로서의 내 모습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가 가수로서 활동하기를 기다린 분들도 있다. 하루빨리 새로운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앨범은 시나위의 김바다가 함께 했다. 김재중과 김바다의 조합 자체가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 기분이다. 김바다가 해준 조언도 생각난다.
“조언 받은 부분이라...록을 한다고 하면, 특히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한다고 하면 안 좋은 시선으로 비춰질 때가 있는데 그런 부분을 우려한 것 같다. 나도 그룹 출신의 멤버이기 때문에 걱정을 해줬다. 개인적으로는 취향이겠지만 ‘원키스’(One Kiss)를 부를 때 새로운 발성을 시도해 봤다.”
김재중은 이번 앨범을 발표하고 여러 영상에서 ‘물오른 비주얼’을 뽐내고 있다. 해외 청소년들이 10대 시절 한번쯤 꿈꿔봤을 뱀파이어와도 같은 섹시한 매력이 돋보인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쑥스럽다며 한참을 망설였다.
“모르겠다. 이제 20대 후반인데 이 나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고 있는 게 아닐까.(웃음) 30대가 되기 전에 발할 수 있는 모든 기운을 내뱉고 있는 것 같다. 더 노력해야지!!”
김재중은 어느 덧 데뷔 10년을 맞았다. 벌써?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지나온 느낌이다. 10년이나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는지 물었다.
“실감이 잘 안 난다. 옛날에는 진짜 10년 됐다고 하면 뭔가 있어 보이고 높아보였는데 요즘에는 그 십년이라는 기간이 연예인에게 긴 시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어제 자기 전에 데뷔해서 발매 했던 앨범을 들어봤다. 진짜 많이 변하긴 했더라. 또 한국, 일본에서 발매한 앨범 수를 정확하기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고 10년이 흐르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모습을 생각해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을 것 같다.
“10년 전 모습은 창피하다.(웃음) 지금도 내 자신이 많이 어리다고 생각한다. 정신도 그렇고 외모도 아직은 너무 어리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하게 아직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는데 보통 30대가 되도 그 나이가 됐다는 기분은 별로 안 든다고 하니까 그런 기분이랄까. 옛날 활동 영상들이나 그런 것을 보면 그때는 더 어렸다는 생각이 든다. 4, 5년 전만 해도 어른이라는 생각을 하며 기고만장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공부를 하는 학생이든,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직장인이든 성적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우리(JYJ) 그룹 특성상 음원 보다는 음반 성적에 더 신경 쓴다. 음원도 음원이지만 방송을 하지 못하니까 신보를 발표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음원도 많이 올라가면 당연히 좋은 건데 음원보다 음반에 더 무게를 둔다.”
멤버 중 박유천만이 솔로 앨범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그의 솔로 앨범도 기대가 된다.
“유천이가 솔로 앨범을 낸다면 물론 도와줄 것이다. 그런데 유천이가 나보다 곡을 잘 쓴다. 유천이는 천재다 천재. 내가 생각했을 때 멤버 중 유천이가 곡을 가장 잘 쓰는 것 같다. 그 친구가 안 써서 그렇지 여러 방면에서 굉장히 재능이 엄청난 친구다. 취미로 작곡을 가끔 하는 정도인데 한곡을 써도 정말 엄청난 곡이 나온다. 그리고 외국어도 그렇고 일본어도 그렇고 안 쓰면 잊어버리는데 똑같이 안 써도 그 친구는 잘한다. 잘 안 잊어버리고 빨리 습득하고 그런 게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이 겪은 것들, 느끼고 있는 것들을 전달하고 싶다는 김재중은 올해 는 JYJ 음반도 내고 보다 더 자주 팬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 그에게 물었다. ‘지금 행복한가?’ 과연, 그다운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솔직한 만큼 자신의 길에 믿음이 있는 이 남자의 내일이 더 궁금해진다.
“반반이다. 정말 행복할 때도 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너무 그렇지 못한 순간들도 참 많다. 그런 삶이다. 누구도 갖지 못하는 삶을 가졌는데 누구도 겪지 못하는 이면도 갖고 있다. 그래도....행복하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