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원 공화당이 추진 중인 연방 정부 채무 한도 한시적 증액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국가 부채 상한선을 4개월간 한시적으로나마 높이는 방안이 미봉책이기는 해도 당장 미국이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빠지고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동시에 미국 경제가 혼란 상황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어쩔 수 없는 방도라면 이 법안을 발효시키겠다고 환영한 것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채무 한도를 임시방편이 아니라 더 장기적으로 상향조정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하원 공화당의 움직임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는 일은 이 문제에 대한 갈등이 높아지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아주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의회가 부채 한도의 단기적 증액안을 통과시킨다면 대통령이 이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서명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하원 공화당은 연방 정부의 부채 법정 상한을 높여 약 4개월 뒤인 5월 19일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날 세입위원회와 규칙위원회를 열어 법안을 검토한 데 이어 23일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미국 국가 부채는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법정 상한선인 16조4천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재무부가 긴급 조치를 통해 2천억달러를 조달함으로써 약 2개월간 시간을 벌어둔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 2월 15일부터 3월 1일 사이에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벽두에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에서 부채 한도 증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민주ㆍ공화 양당이 그전에 이를 올리지 못하면 미국은 또다시 국가 부도와 정부 폐쇄 위기에 빠지게 된다.
공화당이 이런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일단 위기를 모면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백악관 및 민주당과 협상을 벌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그 사이에 2개월 뒤로 미뤄놓은 연방 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즉 시퀘스터(sequester) 회피 방안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카니 대변인은 "법안은 상·하원의원들이 제기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며 양원을 통과해 대통령 책상 앞에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전제하고 "상·하원을 거쳐 대통령 손에 넘어온다면 법안이 발효하는 것을 막지는 않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