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치솟는 식품 값, 정말 그렇게 올리셔야 합니까?

마음 불편한 '물가 올리기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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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물가 올리기 레이스’가 한창입니다. 밀가루 값, 고추장 값, 된장 값, 콩나물 값 도미노처럼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조만간 빵, 라면, 과자 값 등등 오를 것들이 또 하나 가득입니다.

이런 기사가 나오면 가장 걱정되는 분들이 바로 저소득층입니다. 저소득층의 엥겔지수, 그러니까 소득 중에 먹는 데 들어가는 비중이 23.4%,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임시 일용직 근로자 가구, 노인가구는 무려 30%가 넘습니다. 식품 값 오르는 것이 이 분들에게는 불평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민생 안정에 그만큼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 시민단체가 특히 밀가루 값 인상을 이유로 값을 올리려는 빵과 라면 회사에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습니다. 정말 그렇게 올려야 하느냐고 말이죠. 예를 들면 800원짜리 라면 한 개 원가를 따지면 밀가루는 6분의 1 정도, 130원이 든 단 말이죠. 그런데 밀가루 값 8% 오른걸 이유로 라면 값을 올리려고 한다면, 이 130원의 8%, 10원만 올리라는 겁니다. 이런 식이면 빵으로 쳐도 1천500원짜리 식빵은 30원만 올리면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사실 처음 들으면 감정적으론 솔깃하긴 한데, 조금 들여다보면 논리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라면에 밀가루만 들어가는 건 아니죠. 식용유에 튀겨야죠, 스프에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죠, 사람 인건비도 올랐을테고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도 인상 요인이 있을 겁니다. 업체들도 이 부분을 딱 밀고 들어옵니다. 다른 부분까지 보면 오히려 더 올려야 하는데 그나마 그 정도만 올렸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 식품업체들 올릴 이유가 있을 때는 왕창 올리지만 내릴 이유는 생겨도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밀가루 값 오르면 그래서 값 올려야 한다, 설탕 값 오르면 또 인상 요인이 있다, 식품업체들이 핑계만 바꿔가면서 값 올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또 많습니다. 2009년부터 한 3년 가까이 밀가루 값이 계속 내렸던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식품가격 내린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별 저항 없이 수익이 늘어나는데 알아서 값을 내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이번에도 사실 그렇습니다. 밀가루 값은 국제적으로도 올라서 인상 요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환율은 많이 좋아졌거든요. 좋은 조건에 사와서 가격 인하 요인이 있는 품목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품목이라도 “우리는 환율 덕을 좀 봐서 이번에 이렇게 소비자 여러분께 돌려드리게 됐습니다” 라면서 가격 내린 제품이 있었던가요? 있었다면 기사를 썼을텐데, 없었습니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합니다. 당연하죠. 하지만 고객 없이 돈을 벌 수는 없는 겁니다. 값을 올릴 때는 왜 올려야 하는지, 먼저 고객을 납득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언젠가 외면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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