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감독의 신작 '일대종사'가 중국에서 베일을 벗었다.
지난 8일 중국에서 개봉한 '일대종사'는 첫 날 3,000만 위안(한화 약 51억 원)을 벌어들이며 왕가위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일대종사'는 여러모로 주목할 점이 많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중경삼림', '동사서독'으로 유명한 거장 왕가위 감독이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이후 무려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동시에 한국 배우 송혜교가 왕가위 감독과 처음으로 손잡은 영화이기도 하다.
이소룡의 스승인 엽문(양조위 분)의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송혜교는 엽문의 부인인 '장영성'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엽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여성으로 상징적인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중국에서 개봉된 '일대종사'는 왕가위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액션과 감성 스토리로 일단 관객들의 합격점을 얻었다.
일부 악의적인 언론에서는 송혜교의 분량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며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송혜교의 분량은 주요 포인트가 아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에서 송혜교가 어떠한 연기와 존재감으로 영화를 빛냈느냐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분량만으로 배우의 노력을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송혜교는 지난 2009년부터 '일대종사'를 준비하며 1년에 수차례 중국과 한국을 오갔다. 캐스팅 당시부터 송혜교는 분량이나 개런티보다는 배우로서의 도전에 무게를 뒀다. 조연임을 알면서도 흔쾌히 캐스팅 제안을 수락했고,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했다. 세계적인 거장 왕가위와의 작업, 양조위, 장쯔이, 장첸 등 중화권 최고의 배우들과의 협연 등 국내 배우로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왕가위 감독의 스타일은 촬영 기간에 구애받지도 않을 뿐더러, 시나리오의 틀에 매이지 않은 연출 스타일을 고집한다. 송혜교는 국내의 영화와 드라마 등의 출연제의를 고사하면서까지 '일대종사'의 촬영에 집중했다. 그 노력의 결과에 대해 중화권의 반응도 뜨거웠다.
중국의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에 따르면 송혜교의 연기에 대한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중국의 영화평론가 신쥔은 송혜교의 연기에 대해 "'일대종사'에서 송혜교의 분량은 적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동안 왕가위 감독의 작품을 즐겨봤지만 이번 '일대종사'의 송혜교는 출연한 배우 중 가장 인상이 깊게 남는다"고 평가했다.
'일대종사'는 중국 개봉에 이어 오는 2월 7일 개막하는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세계무대에서 선을 보인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