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끔찍한 일을 당한 어린이가 나쁜 아저씨 많이 혼내달라며 재판장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검찰은 그 나쁜 아저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KBC 이계혁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지방법원에서 작년 8월 초등생을 납치,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피의자 고종석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습니다.
법정에서 이 사건의 피해자 어머니가 재판장에게 보내는 아이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연필로 꾹꾹 눌러 쓴 1장짜리 편지 양면에는 "판사 아저씨, 나를 죽이려 했던 아저씨를 많이 혼내주셔야 해요. 그 아저씨가 또 나와서 나를 또 데리고 갈까 봐 무서워요. 제가 쓴 편지대로 소원을 들어주세요"라고 적었습니다.
아이는 편지에서 "많이 혼내주세요"라는 말을 세 차례나 반복해 적어 아직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였습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은 엄마는 아직도 아이가 "엄마 배 속으로 다시 넣어 달라"고 한다며 흐느꼈습니다.
[피해 초등생 어머니 :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면 난 더 이상 실패는 안 하겠지? 그런 말을 해요. 그 말 듣는데 정말 억장이 무너져요.]
편지를 전해 들은 구형 검사도 목이 메었습니다.
담당검사는 고종석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고, 위치 추적장치 부착 30년, 화학적 거세라는 성 충동 약물치료 15년을 함께 청구했습니다.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고종석은 모든 범행을 시인하고, 패해 어린이와 부모에게 죄송하다는 최후 진술을 했습니다.
고종석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31일 광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