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 한 시청자 분이 전화를 걸어오셨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셨다면서, “사업을 하면서 이번에 세금 천만 원을 내게 됐는데,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정말 2%를 돌려주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방송에서 상품명을 이야기했다간 광고로 찍혀서 혼쭐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두루뭉술하게 말씀드렸던 건데, 정말 죄송했습니다.
인터넷에는 써도 되니까 여기선 말씀드리죠. 제가 말씀드렸던 카드는 KB국민카드에서 나온 ‘KB국민 직장인 보너스 체크카드’입니다. 보험료나 세금을 2% 돌려주긴 하는데, 할인 한도가 있습니다. 건당 2천원입니다. 말 그대로 ‘직장인 용’이기 때문에 자동차세나 혹은 매달 나가는 종신보험료 같은 경우에 혜택을 보도록 만든 상품입니다. 아직 ‘사업자 용 체크카드’는 나온 것이 없습니다. 2천만원에 2%면 40만원인데, 그렇게 돌려주면 회사 흔들흔들 할 겁니다.
원래 체크카드는 그냥 결제만 됐지, 혜택은 없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카드회사 입장에서도 진짜 돈 버는 서비스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을 유도해서 수수료를 받는건데, 체크카드는 그런게 없으니 관심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정부가 소득공제에서 체크카드에 여러 가지 우대를 해주기 시작하면서 사용자가 몰렸고, 카드회사들도 하나 둘 혜택 달린 카드를 내놓기 시작한 겁니다. 올해만 해도 신용카드는 (여기서 좀 설명이 어려워집니다만...) 총 소득의 25%가 넘게 카드를 쓸 경우, 그 초과분의 15%만 소득공제를 해주는데 체크카드는 30%나 해줍니다. 두 배 이득이죠.
그래서 나온 혜택들을 좀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신한카드의 ‘참신한’ 체크카드는 병원, 약국에서 5% 할인을 해주고요, 하나SK카드의 ‘메가캐쉬백2’ 체크카드는 통신료를 8만원 이상 결제하면 5천원을 캐시백 적립해 줍니다. 20대만 만들 수 있는 KB의 ‘노리체크카드’는 영화비를 35%나 돌려주고 패밀리레스토랑에서도 20%를 깎아줍니다. 우체국의 ‘영리한 체크카드’는 토익과 텝스 시험 응시료를 또 10% 깎아주기도 하고요. 모두 연회비도 없고 은행에 가면 바로 발급을 해주니까 만들기도 쉽습니다.
문제는 기사에도 썼지만, 통장에 잔고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신용카드는 일시불로 긁어도 다음 달, 무이자 할부를 하면 여러 차례 나눠서 갚으면 되니까 왠지 심리적으로 편합니다. 서민 입장엔 통장에서 따박따박 돈이 빠져나가면 위축되긴 하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주머니에 카드가 있으면 불쑥 뭔가 사기도 쉽습니다. 체크카드를 쓰다보면 ‘이게 정말 나한테 필요한건가’ 한 번 더 따져볼 수도 있겠죠. 그러면 불필요한 소비도 좀 줄어들 겁니다.
그리고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실 이것이었습니다. 카드로 무슨 혜택을 얼마나 더 받고, 세금을 연말에 돌려받고 하는 것보다 진짜 돈 버는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카드를 최대한 안 쓰는 겁니다. 아무리 혜택을 많이 받고 세금을 돌려받아도, 지출을 줄여서 저축을 하는 것 만큼 도움이 되진 않을 겁니다. 꽁꽁 묶어뒀다가 꼭 써야할 일이 있을 때 카드를 쓰시는 것이 좋겠죠. 그럴 때에 대비해서 지금, 나한테 딱 맞는 체크카드 하나 만드시는 게 어떨까요.
P.S) 카드회사들, 신용카드 때처럼 손님 좀 모으고 나면 체크카드 혜택 줄이지 않을까 걱정도 좀 됩니다.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