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지혜 “조금 덜 예쁜 배우라도 열정은 예뻐해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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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때문일까. 휴식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작품 때문일까. 배우 한지혜가 한층 더 여유로워졌다. 한지혜는 종영한 MBC 드라마 ‘메이퀸’에서 씩씩씩하고 당당한 천혜주라는 인물을 쏙 빼닮아 있었다.

지난 연말 MBC 연기대상 연속극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메이퀸’은 한지혜에게 수상의 영광이나 시청률, 그 이상의 걸 선물한 듯 했다.

한지혜는 주량을 묻는 질문에는 “글쎄요. 맥주는 계속 마시는 정도?”라고 받아치고, 자신을 “조금 덜 예쁜 배우”라고 거침 없이 표현하는 등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자신을 둘러싼 오해를 묻는 질문에도 뒷걸음질 보다는 솔직한 언어로 ‘인간 한지혜’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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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메이퀸’ 제작발표회 때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살이 많이 빠졌어요. 제작발표회 때랑 지금을 비교하면 ‘통통이와 홀쭉이’로 보일 걸요.(웃음) 이왕 이렇게 빠진 거 잘 관리해야 할 텐데.”

Q. 울산에서 4개월 간 촬영하는 스케줄이 어렵진 않았나. 특히 천혜주란 인물은 유독 몸을 쓰는 연기가 참 많았는데?

“일단 밥을 굉장히 잘 챙겨먹었어요. 발레나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같은 운동은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기본적인 체력이 좋은 편이고요. 그래서 그런지, 액션 연기 하고 나서 편집하는 감독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편집할 게 별로 없다고요.”

Q. 팀워크가 참 좋았다고 하던데, 종방연 때는 회포를 좀 풀었나.

“워낙 촬영할 때 감정씬도 많아서 잘 어울려서 마시진 못했어요. 그래서 종방연 때는 죽기살기로 마시려고 했는데, 이틀 전 저녁식사가 체해서 정작 종방연 때는 잘 못 마셨어요. 주량이요? 맥주는 끄덕 없이 마시는 그런 스타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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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천혜주 아역을 맡은 김유정 양이 참 잘 해줬죠. 한지혜와 김유정, 누가 더 천혜주를 더 잘 표현한 것 같나.

“아역들이 워낙 스타트를 잘 끊어줬어요. 그리고 끝까지 사랑받았던 건 성인들도 그만큼 잘 해줬던 것이겠죠. 누가 더 잘해줬냐고요? 유정양과 저는 인물을 표현하는 게 달랐던 것 같아요. 극 후반쯤 가서는 저도 자신감이 붙었어요.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해봤는데, 괜찮았죠?”

Q. 워낙 몸 쓰는 일이 많았다. 여배우가 소화하기엔 힘든 부분도 많았을 텐데.

“용접신을 처음 할 때는 불꽃이 무서웠어요. 그래서 대역 연기자분이 해주셨는데 보다 보니까 괜찮아졌어요. 그래서 제가 다 했죠. 부상이요? 저는 없었는데 김재원 오빠가 발차기 하다가 다쳤어요.(웃음) 저는 담력이 좋은 편인지 높은 데 올라가도 겁 안내고 그냥 하는 스타일이에요. 오토바이 타는 것 빼고는 다 제가 했어요.”

Q. 성격이 밝아진 것 같다. 실제 성격이 극중 혜주와 비슷한가.

“혜주라는 인물에 몰입해서 그런가. ‘에덴의 동쪽’ 할 때는 우울하고 어두웠던 적도 있어요. 혜주는 착하고 밝은 아이니까 연기하면서도 정말 행복했어요. 이렇게 살면 정말 행복할 일만 있겠다 생각했어요.”

Q. ‘메이퀸’이 후반부에 갈수록 극적전개가 너무 극단을 오가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혜주는 철천지원수 장도현 회장이 아버지라는 걸 알게 되는데?

“2부 남겨놓고 장도현 회장이 아버지라는 설정이 나와서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처음부터 장도현 회장이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실 워낙 바쁜 스케줄이다 보니까 배우가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할 틈이 없었어요. 그냥 받아들였어요. 처음부터 몰입했던 분들은 배신감도 느꼈겠지만, 가볍게 즐겼던 분들은 재밌게 봤을 것 같아요.”

Q.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겠다. 한층 여유로워진 게 결혼했기 때문은 아닌가.

“결혼을 해서 함께 사는 건 굉장히 좋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바쁠 땐 정말 바쁘고 일이 없을 땐 할 일이 없잖아요. 그런 자유로운 시간이나 외로움을 남편이 채워주니까 참 좋아요. 남편이 모니터링 해주냐고요? 남편은 직업이 검사다 보니까 ‘메이퀸’을 하나의 사건으로, 인물들을 피해자와 피의자로 나눠서 말해줘요. 도움은 되지만 모니터링할 때 재미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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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유부녀 배우가 참 많다. 예전처럼 배역에 한계도 많이 없어진 것 같은데.

“유부녀 배우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한가인, 김남주, 김희애, 이요원 등. 결혼하면 여배우는 끝이라는 공식이 깨졌잖아요. 여배우가 가정을 이루는 게 숨길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사생활이니까 자랑할 일도 아니지만요.”

Q. 2세 계획은 없나?

“당장은 일하는 게 재밌어요. 배우들은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게 행복이잖아요. 작품이 잘 됐기 때문에 작품 선택이 좀 더 수월한 상황이 됐어요. 욕심을 내서 못 다한 연기의 한을 좀 풀고 싶어요. 안 낳을 건 절대 아니예요. 이요원, 염정아 선배들처럼 아기를 낳고도 연기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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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중이 갖고 있는 한지혜에 대한 선입견 중 꼭 풀고 싶은 게 있어요?

“음... 배우로서 예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모니터를 보면 배우로서 더 욕심이 날 때도 있어요. 배우가 예쁘면 많이 너그럽게 생각하시잖아요. 저는 외모가 부족할 지라도 연기를 향한 열정은 남부럽지 않을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깐깐한 여배우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현장에 제일 일찍 나와요. 오히려 도도해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요.(웃음)”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혜주 역할이 정말 좋은 역할이었으니까 그만큼 좋은 역할을 맡아야 겠죠. 의사도 해보고 싶고 패션을 워낙 좋아하니까 패션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도 좋을 것 같아요. 가난했지만 신분상승을 하는 역할도 재밌겠고요. 메릴 스트립처럼 강렬한 역할도 맡아보고 싶어요.”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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