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제가 바닥을 쳤음을 조심스럽게 시사하는 지표와 역내 지도자의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는 유로 위기국의 하나인 스페인의 차입 부담이 크게 낮아진 것과 때를 같이한다.
유로존이 특히 독일의 안정화에 힘입어 지난해 말 바닥을 치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지표가 6일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마르킷의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12월 47.2로 9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을 11개월째 밑도는 것이지만 전달보다는 개선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경제가 위축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N 머니에 "유로존이 깊은 이중침체에서 헤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지수가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최악은 지났으며 올해 회생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로존은 지난해 3분기에 4년 사이 두 번째 침체에 빠져든 것으로 앞서 분석됐다.
독일 지표도 양호하게 나왔다.
독일의 서비스 PMI는 12월에 47.2로 전달의 46.5보다 상승했다.
이 지수가 상승한 것은 5개월 만에 처음이자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마르키트의 팀 무어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도 "독일의 지수 회복이 (유로존) 민간 부문 확장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는 서비스 산업이 12월에 5개월째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로존 전체의 생산 및 서비스 지수도 10개월째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하락폭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좁았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유로존 상황 개선을 진단했다.
바호주는 지난 3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외교관 세미나에 참석해 EU가 지난해를 "긍정적으로 마감했다"면서 "유로존의 (심각한) 위험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유럽 지도부가 말만이 아닌 실천을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럽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면서 특히 역내 실업률이 올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경고했다.
바호주는 그럼에도 재정 균형을 맞추고 경제를 개혁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그룹 센틱스가 778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4일 결과를 공개한 바로는 25%만이 '최소한 1개 유로 국이 올해 유로를 이탈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사 때의 33% 가량과 지난해 6월 조사 때의 73.3%보다는 많이 줄어든 수준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할 것이란 관측은 20%를 조금 웃돌았다.
그리스 다음으로 키프로스가 이탈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센틱스는 "투자자들은 그러나 그리스와 키프로스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예상치 않게 유로를 포기하는 나라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차입 부담 완화도 두드러졌다.
블룸버그는 6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마지막 장을 5.27%로 마감한 이후 일주일 사이 5%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초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가격과 반대로 가는 스페인 10년 물 수익률은 지난해 7월 24일 기록적인 7.62%까지 치솟았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런던 소재 토비아스 블래트너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마리오) 드라기(유럽중앙은행 총재)의 위협이 먹혀들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는 지난해 유로 위기 타개를 위해 "할 수 있는 뭐든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10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블래트너는 "외국 투자자가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면서 "스페인도 이 수준의 수익률은 감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드라기가 올해도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