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증세 없는 세수 확대 묘수 찾을까

금융ㆍ사업소득 과세 강화, 감면제도 축소 주목
국회 세법개정안 논의에서 증세 논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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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 등 증세를 지양하면서도 5년 동안 48조원의 세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 당선인이 이끌 새 정부는 우선 공약에서 밝힌 금융ㆍ사업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와 지하경제 양성화, 조세감면 축소 등을 중심으로 세수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에는 증세 방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국민대타협위원회'에서 세입 확충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약속한 만큼 부가가치세나 담뱃세 증세 등 논의가 물 위로 다시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후보가 패했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민주통합당의 증세 법안이 상정됐고 정부도 간접적 증세 방안을 제시한 상황으로 조만간 재개될 조세소위에서 증세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ㆍ사업소득 과세 강화하고 감면제도 대대적 정비

박 당선인이 내놓은 연간 9조6천억원의 세수 확대를 위한 세제개편은 금융ㆍ사업소득 과세 강화와 비과세ㆍ감면 제도의 정비에 초점이 맞춰졌다.

`유리 지갑'인 근로소득자와의 조세 형평성을 높이고자 금융소득과 사업소득에 매기는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고소득층을 겨냥한 증세방안만 난무한다며 `부자 증세'에 반대했지만 금융소득 과세 강화 방안을 들여다보면 부자 증세 성격이다.

우선 상장주식을 양도할 때 생긴 차익에 과세하는 대상인 대주주의 범위를 늘리기로 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도 늘리기로 했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천만원이나 이를 2천만원 또는 3천만원으로 내리는 방안이다. 큰돈을 굴려 이자 등을 챙기는 금융자산가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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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세청의 금융정보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조세회피가 많은 사업소득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주로 부자들의 세금 탈루를 막아 세수를 늘리는 방안을 공약했다.

감면 제도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소득공제 중심에서 소득수준에 따른 불공평성을 줄이는 세액공제 방식으로 점차 전환하기로 했다.

이 방안 역시 고소득층을 겨냥한 성격이 짙다. 고소득층은 높은 세율을 적용받지만, 각종 소득공제로 세제혜택을 받아 세후 소득불평등도가 악화하는 문제점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한욱 연구위원은 "소득공제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세율이 달라 형평성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지만 직접 세금을 깎아주는 세액공제는 저소득층에게 감세효과를 더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최근 비과세ㆍ감면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축소하지 못하는 것은 느슨한 관리체계와 수혜집단의 반발, 다른 지원 대상과의 형평성 등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문제의 해법으로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해 세입 확충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가 꾸려지면 비과세ㆍ감면 제도의 정비에 그치지 않고 부가세율 인상이나 이른바 `죄악세'(주세, 담뱃세) 강화 등 현실적인 증세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공약에서 제시한 방안만으로는 재원을 조달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금 탈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세법개정안 논의, 증세 논쟁 거셀 듯

부자 증세에 반대한 박 당선인이 승리했지만 곧 열릴 국회 조세소위에서는 증세 논쟁이 불가피하다.

박 당선인의 약속을 지키는 데에만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다. 현재 복지제도로도 예산이 매년 10조원 넘게 필요하고 경기 대응과 재정건전성에도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고소득 근로자에겐 소득공제총액 상한을 정하고 고소득 사업소득자에겐 최저한세를 소득별로 차등화해 비과세ㆍ감면을 줄이는 간접 증세 방안을 들고 나왔다.

소득세 납세자는 크게 월급쟁이인 `근로자'와 자영업 등 개인사업을 하는 `사업소득자'로 나뉘는 점을 고려해 사정에 따라 방법을 달리한 것이다.

근로소득 감면총액 한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억대 연봉을 받는 고소득 근로자가 총액 한도에 걸리도록 설정될 가능성이 크다. 2010년 기준으로 총급여액이 1억원을 넘은 근로자는 27만9천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8% 수준이다.

근로소득공제율 자체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근로소득공제율은 총급여액 4천500만원 초과분의 5%이지만 이를 소득별로 차등화해 고소득자에겐 공제율을 낮추는 방안이 가능하다.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자 민주통합당 이용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에서도 근로소득공제율을 총급여 1억~1억5천만원엔 3%, 1억5천만원 초과분은 1%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업소득자 최저한세 차등 방안도 간접적인 부자증세 방안이다. 최저한세란 각종 조세감면 혜택을 받더라도 최소한 내야 할 세액으로 소득세는 산출세액의 35%다. 개인사업자의 소득세 산출세액이 1천만원이라면 여러 공제를 받더라도 35%인 350만원은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법인세 최저한세율처럼 소득에 따라 차등하는 `높은 구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한다.

국회 기재위에는 부자를 겨냥한 복수의 소득세 증세안이 올라 있어 논란을 거치더라도 소폭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과세표준 구간 가운데 1천200만원 기준은 유지한 채 그 상위인 4천600만원을 5천만원으로, 8천800만원을 1억원으로, 3억원을 2억원으로 각각 조정하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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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의원 발의안은 최고세율 38%를 적용하는 종합소득 과세표준 구간을 현행 3억원 초과에서 1억5천만원 초과로 낮췄다.

법인세는 여야가 이미 최저한세율을 중소기업에 7%를 유지하되 대기업은 14%에서 16%로 2%포인트 높이기로 잠정 합의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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