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대선을 열흘 앞두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47.6%,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43.6%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이었다.
박 후보는 지난 달 30일과 지난 1일, 이틀 동안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 46.0%를 기록하며 37.8%에 그친 문 후보를 8.2%p차,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불과 일주일 만에 문 후보가 치고 올라오면서 다시 박빙 국면으로 바뀌었다.
지지율 상승폭이 희비를 갈랐다. 박근혜 후보는 1.6%p오르는데 그친 반면 문재인 후보는 3배가 넘는 5.8%p가 뛰면서 박 후보의 뒤를 바짝 뒤쫓았다. 이에 따라 두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도 8.2%p에서 4%p로 일주일 새 4.2p%가 줄었다.
◈ 수치로 확인된 '안철수 효과'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안철수 전 후보가 지난 6일 문 후보에 대한 전폭 지원을 선언하고 공동 유세에 뛰어든 것이 지지율 격차를 줄인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여론조사를 맡았던 TNS 코리아의 이찬복 본부장은 "안철수 효과가 수치상으로 확인된 만큼 이제 안 전 후보가 어느 정도 강도로 문 후보를 지원하느냐가 향후 선거 판세에 영향 미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은 수치로도 확인됐다. 안철수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문 후보 지지로 옮겨 간 응답자는 65.7%로 일주일 전 조사 때 52.3%보다 13.4%p가 늘었다. 반면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박 후보로 옮긴 사람은 25.0%에서 21.5%로 3.5%p가 줄었다.
'안철수 효과'는 다른 질문에서도 입증됐다.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한 응답자 가운데 23.8%가 안철수 전 후보의 전폭 지원 선언 이후 문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물론 안 전 후보의 지원 선언 전부터 문 후보를 지지했다고 말한 사람이 75.3%로 휠씬 많았지만 부동층을 놓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전체 지지 응답자의 1/4이 새로 유입된 사람이라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 적극 투표층에서는 朴이 우세
다만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들만 추려보면 박근혜 후보 50.9%, 문재인 후보 42.2%로 박 후보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적극 투표층 구성에 있었다. 박근혜 후보 지지자가 많은 고령층이 적극 투표층에 밀집해 있었다.
정상적인 연령분포는 아니지만 결코 무의미한 수치는 아니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점을 감안하면 대선의 승패는 두 후보 가운데 누가 자신의 지지층을 좀 더 적극 투표층으로 만들어내느냐, 즉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 보수-진보 결집 가속화
두 후보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은 일주일 전보다도 더 뚜렷해졌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고령층인 60대 이상에서 지지율이 더 견고해졌다. 일주일 전 68.0%였던 60세 이상 지지율은 보수-진보간 세대결이 가속화되면서 5.4%p가 상승한 73.4%까지 치솟았다.
지역적으로는 박 후보의 전통적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에서 역시 지지율이 올랐다. 역시 일주일 전 70.7%에서 3%p가 오른 73.7%를 기록하며 박 후보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과시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젊은층인 20대와 30대에서 지지율이 뛰었다. 안 후보의 전폭 지원 선언과 공동 유세에 힘입어 50.7%였던 지지율이 59.0%로 8.3%p가 올랐다. 더구나 이번 조사 시점이 안 전 후보의 지원 유세가 시작된 지 불과 이틀 만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층의 지지율 상승 여력도 남아있다는 평가다.
지역적으로는 역시 민주통합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와 전남, 전북에서 지지율이 일주일 전 67.6%에서 80.9%로 13.3%p상승했다. 문 후보의 호남 홀대론 등으로 인해 지지층 결집에 다소 애를 먹었지만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세결집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안철수 효과' 어디까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통상 정치적 변수가 발생했을 때 해당 변수가 여론에 완전히 반영되는데 3일에서 5일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안철수 효과의 대체적인 파괴력은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되는 오는 12일까지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안철수 효과'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또 전체 투표율과 함께 세대별, 지역별 투표율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안철수 효과'는 대선 자체에 미치는 영향력과 함께 대선 이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계 개편에서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18대 대선 과정 전반을 꿰뚫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