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河南)성 출신 에이즈(AIDS) 환자 100여 명이 29일 새 지도부에 에이즈 문제에 대한 관심을 요구하며 베이징(北京) 시내를 행진했다고 홍콩 신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이들은 30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옷에 에이즈 운동의 상징물인 빨간 리본을 매단 채 국가를 부르며 베이징 시내 왕푸징(王府井) 거리를 행진했으며 이어 민정부(民政部) 쪽으로 향했다.
허난성은 차기 총리 내정자인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6년간 근무했던 곳이다.
허난성 안양(安陽)에서 온 에이즈 환자 궈젠서(53)는 "정부가 우리의 호소를 들어주고 계속 살아갈 희망을 주기를 바란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1990년대에 발생한 비극에 대한 보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줄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발생한 비극이란 허난성에서 매혈(賣血)로 수많은 농민이 집단으로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건을 말한다.
궈젠서 역시 부인과 함께 1990년대 매혈하다 HIV에 감염됐으며 부인은 3년 전 숨졌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최근 리커창 부총리가 에이즈 단체 대표들을 만나고 에이즈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에이즈 활동가인 후자(胡佳)는 리커창 부총리의 행보가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너무 많은 기대를 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리 부총리는 허난성 재직 당시 에이즈 예방 활동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당시 에이즈 운동가에 대한 탄압에 절대적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은 지난 28일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친선대사 자격으로 HIV 감염 어린이들과 만났다.
홍콩 대공보(大公報)에 따르면 펑리위안은 베이징을 찾은 산시(山西)성 훙쓰다이(紅絲帶) 학교의 에이즈 환자 어린이 20여 명, 인솔 교사 5명과 함께 에이즈 환자 아동을 위한 공익 영상 '너를 더욱 사랑하는 사람' 시사회에 참석했다.
펑리위안은 지난해에는 직접 이 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중국의 유명 가수인 펑리위안은 최근에는 가수로서의 활동은 뜸한 대신 자선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