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그리스, 성장 발판 마련하나

"부채 부담 덜어줘 악순환 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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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27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등 대외 채권단인 트로이카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해 유동성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

이번 결정은 그리스가 지난 6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주장에 휩싸이며 두차례나 총선을 치른 끝에 연립정부를 구성한 이후 유로존 차원의 첫 지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그리스의 신민당 주도의 연립정부는 '부채 부담 완화'를 얻어낸 만큼 앞으로 그리스에서 '유로존 탈퇴' 주장은 꼬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긴축 이행 실적을 분기마다 점검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만큼 석달후에 같은 문제가 재연될 소지도 남아있다.

구제금융의 이행 조건으로 '가혹한' 긴축 정책을 지속해야 하고 여기에 세제 개편 실적을 평가받아야 내년 3월 구제금융을 받을 처지인 만큼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됐다고 볼 수 없는 상태다.

반면 트로이카가 채무 부담을 덜어주고자 '최저 수준' 금리를 적용해 국채를 재매입하기로 해 그리스는 일단 한숨을 돌리고 성장으로 반전할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 구제금융에 '부채 부담 경감'

다음 달 13일까지 지급하기로 한 340억 유로의 구제금융은 트로이카가 2014년까지 제공하기로 한 2천400억 유로의 일부다.

그리스는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이라 국채를 발행해 국외시장에서 유로화를 조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또 유로존 국가인 만큼 ECB의 유동성 공급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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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지급할 예정이던 구제금융이 다음달로 미뤄지자 그리스에는 현금이 점점 메말라가는 실정이다.

자칫 더 늦어지면 그리스 경제는 파국을 면치 못한다.

유로화가 들어와야 석유나 공산품 등의 수입 대금도 치르고 공무원의 급여도 지급할 수 있어 경제 마비 상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그리스 중앙은행과 재무부 등은 추가 구제금융이 제공되지 않으면 그리스 국고가 바닥을 드러내 다음달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여러차례 호소했다.

◇긴축 이행이 관건

그리스는 내년과 내후년에 모두 135억 유로 규모의 재정 지출을 줄이는 긴축 재정안을 최근 의회에서 통과했다.

긴축 목표액 135억 유로중 110억 유로는 재정 지출, 곧 나라 살림살이를 줄이는 방식으로, 25억 유로는 세금을 더 거두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긴축재정에 따라 공공부문의 인력과 보수를 대거 삭감하고 정년을 늦추며 연금과 의료보험 혜택을 줄일 예정이다.

그리스인들의 80% 이상은 그동안 긴축은 견뎌냈지만 이제는 참을 만큼 참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인내에 한계에 이르렀지만 80% 이상은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 인력 삭감에 항의해 지방 공무원들의 청사 점거가 잇따르는가 하면 실업률이 50% 이상인 젊은층은 일자리를 찾아 유럽의 다른 나라로 떠나는 만큼 긴축을 얼마나 견뎌낼지, 긴축반대 여론에 편승해 '유로존 탈퇴' 주장이 다시 나오지나 않을지 등이 앞으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문제는 경제 '성장'

그리스는 올해를 포함해 5년째 경제가 위축해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한 탓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층 과반은 실업자로 몰리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금리가 높은 단기 채권을 저금리의 장기채로 바꾸기로 한 트로이카의 이번 결정은 그리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의 단기채가 몰아닥치면 그리스는 숨돌릴새 없이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단기채 발행 규모와 장기채 매입 금리 등 세부 계획이 명확히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그리스는 이 덕분에 이자 상환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그리스 정부가 긴축 재정과 주요 공공부문 민영화 등을 추진하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면 외국 투자와 일자리가 함께 늘어나 그리스 경제는 선순환할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둔 듯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이날 트로이카의 결정을 두고 '그리스의 승리'이자 '새 날이 시작하는 날'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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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트로이카의 결정은 내년 중 경제회복 신호가 나올 것이라고 한 사마라스 총리의 발언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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