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불륜' 내연남 살해 뒤 동반자살 위장

<앵커>

헤어지잔 말에 내연남을 숨지게 해 놓고 동반 자살하려다가 자기만 살아남은 것처럼 꾸민 여성이 구속됐습니다. 농약으로 입을 헹구고 유서를 써놓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구의동의 한 모텔에 남녀가 투숙합니다.

잠시 뒤 여성이 방에서 나와 청테이프를 사가지고 다시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다음 날, 투숙했던 남성 49살 김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내연남 김 모 씨가 술에 취해 잠든 틈을 타 청테이프로 손과 발을 묶은 뒤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42살 박 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박 씨와 김 씨가 17년 전 한 극장에서 매표소 직원과 영사기 기사로 처음 만나 내연 관계를 맺어왔는데, 김 씨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박 씨는 함께 자살을 시도했다가 자신만 살아남은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농약을 입에 넣었다가 내뱉기도 했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가짜 유서까지 썼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 이들의 혈액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숨진 김 씨의 목에 상처가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박 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