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시아 증시에서는 동남아시아의 강세가 돋보였다.
동남아 증시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넓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성장의 대명사였던 브릭스(BRICs)는 중국의 투자경기 약화의 영향으로 투자 매력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태국·필리핀 새로운 신흥시장…미국도 강세 예상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필리핀의 증시 수익률은 25.5%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49개국 가운데 5위를 차지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태국(16.4%)은 11위, 스리랑카(13.1%)는 14위, 인도네시아(9.0%)는 25위를 각각 차지하면서 동남아가 대표적인 신흥시장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넓은 국토와 풍부한 자원, 값싼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어 `마지막 성장엔진'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인구로 보면 인도네시아 2억4천만명, 필리핀 1억명, 태국 6천700만명 등으로 소비 시장이 크고 선진국과 달리 아직 고령화 우려도 없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15년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소비시장은 2010년보다 40% 성장한 1조7천억 달러(1천84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동남아 국가들이 모두 내년에 4%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박중제 연구원은 "내년에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증시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지역에는 해외 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글로벌경제팀장도 "동남아 국가들은 역내 무역과 내수 비중이 커서 해외 경기 둔화에 대한 영향을 덜 받는다"며 "자체적인 성장이 가능한 곳이 바로 동남아"라고 진단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 증시가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미국 증시는 10.3% 성장해 49개국 중 19위를 차지했다.
미국 경기는 10월 말 불어닥친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주춤했지만, 주택지표와 소비경기지표가 살아나고 있다.
동양증권 김지현 연구원은 "미국은 주택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했고 가계부채도 건전성을 회복했기 때문에 재정절벽 문제만 넘기면 좋아질 일만 남은 셈"이라며 "앞으로 세계 경제 성장은 미국이 주도할 가능성 크다"고 전망했다.
◇ 브릭스 2년째 추락…인도·남아공은 차별화
러시아와 브라질 증시는 올해도 `중국의 덫'에 걸려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브릭스의 명성이 빛을 바랬다.
러시아 증시는 올해 0.6% 하락해 39위를 기록했고 브라질은 0.2%로 38위에 머물렀다.
성장률이 급감한 중국은 9.3%로 23위에 머물러 49개국 평균 수익률 7.7%를 겨우 넘어섰다.
그나마 인도는 20.0%로 8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4.8%로 12위에 올라 차별화에 성공한 모습이다.
브라질과 러시아가 체면을 구긴 이유는 중국의 경기 둔화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브라질은 철광석 등 각종 금속자원, 러시아는 가스를 수출하는 주요 자원국가"라며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급격히 둔화된 것이 이들 국가의 경제 사정을 어렵게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경제발전을 위해 투자에 집중했고 브라질과 러시아에 원자재 조달을 의존해왔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7%대로 떨어지고 새 지도부가 투자보다는 소비를 통한 성장에 방점을 찍으면서 중국에 의존해왔던 신흥국의 경기가 추락하고 있다.
브릭스의 핵심인 중국 증시도 현재 상장된 종목들이 주로 은행, 원자재, 에너지, 부동산 기업으로 향후 구조조정을 과정에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브릭스의 내년 증시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대세다.
박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과거처럼 고성장하기는 쉽지 않다"며 "브릭스가 세계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