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오랜 세월 사랑받는 ‘명곡의 조건’은 무엇일까? 대중의 변함없는 사랑으로 끊임없이 리메이크된 명곡의 보유자들은 단연 ‘가사의 힘’이 크다고 말한다.
1969년 고은의 ‘시’에 1971년 김민기가 입혀준 ‘멜로디’를 입고 노래로 태어난 ‘가을 편지’는 최초의 샹송 가수 최양숙부터 글로벌 스타 보아까지 40년을 내리 불려온 명곡의 대표적 예로 꼽힌다.
명곡들이 오랜 세월 대중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불리우는 동안 대중가요의 현실도 많이 변해왔다. 특히 K-POP 주도의 한류가 시작된 2000년대 이후 대중가요는 귀로 듣고 마음으로 담는 노래가 아닌 눈으로 보고 몸으로 새기는 노래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의미도 내용도 없는’ 노래 가사들이 늘었다는 비판과 직면하게 됐다.
밥도 ‘흡입’한다 말하는 빠름 빠름의 피로 사회를 위로하지 못하는 거친 표현과 불가사의한 가사로 잠식된 K-POP시대가 아슬아슬하게 이어지고 있는 지금, 명곡의 명맥을 이어갈 노래는 남아 있는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지난 40년 동안 시대별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인기가요 400곡을 선정해 각 계 전문가들과 함께 노래 가사의 내용을 분석해본 결과, 최근 10년 사이 노랫말 속 외국어의 비중은 무려 17배나 급증했고, ‘슬프다, 서럽다, 외롭다’ 등의 감정을 담은 언어들은 사라지고 ‘좋다, 싫다, 많다’ 등이 다수를 차지, 표현력과 어휘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0년대 들어 ‘모두, 함께, 같이’ 등의 부사가 사라지고 ‘다시, 또, 더, 자꾸’ 등의 표현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대명사 ‘당신’이 사라지면서 ‘너’가 등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유의미한 분석 결과들을 살펴보고, 우리 시대 대중가요를 제작하는 음악인들을 만나 노래 가사의 역할과 본질에 대해 취재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