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 영화 포스터 단 한 컷의 이미지에 사로잡힌 경험 없으신가요? 말 그대로 사진 한 장이지만, 그 속엔 수많은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기자>
1930~40년대 국내 영화 포스터는 그야말로 '글자 반, 그림 반'입니다.
광고나 예고편이 없던 시절엔 포스터가 유일한 홍보수단이었기 때문에, 줄거리와 출연 배우 같은 기본 정보를 활자로 빼곡히 담아내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이주영/한국영상자료원 과장 : 지금이야 그래픽 작업으로 쉽게 끝낼 수 있는 것도 당시에는 현장 사진을 직접 오려서 일일이 한 자, 한 자 오려내서 크기 조정하고 자간, 자평 맞추고….]
90년대 초 사라진 추억의 포스터 카드입니다.
지갑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크기에 뒷면엔 달력이나 지하철 노선도가 인쇄돼 있어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근래 등장한 포스터들은 단순하고 강렬한 디자인으로 승부합니다.
상업영화의 경우 포스터 한 장 만드는 데 평균 2~3달,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이 과정에서 흔히 'B컷'이라고 불리는 수백 장의 포스터들이 버려집니다.
해외로 수출되는 영화는 국내용과 해외용 포스터가 따로 제작됩니다.
주연 배우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우는 국내용과는 달리, 해외 포스터엔 국제 영화제 수상 기록, 혹은 영화의 장르와 분위기를 알려줄 수 있는 간단한 문장이 들어갑니다.
[최지웅/'피에타' 포스터 디자이너 : 영화의 콘셉트에 맞게 바티칸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을 그대로. (베니스 영화제 출품 당시) 관계자분들이 굉장히 좋아했다는 얘길 들었어요.]
2시간 가까운 영화를 단 한 컷의 이미지로 응축해 표현해내는 포스터 디자인,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 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