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원 TV 리얼리티쇼 출연 논란

보수당, 장기녹화 돌입한 여성의원에 정직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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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의원의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을 놓고 영국 정치권이 논란에 휩싸였다.

보수당이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호주로 출국한 나딘 도리스(55) 하원의원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자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수당 소속 도리스 의원은 지난 4일 I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호주로 출국해 논란을 불렀다.

도리스 의원이 출연 예정인 리얼리티쇼 '아임어셀레브러티(I'm a Celebrity)'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이 호주의 밀림에서 생활하면서 시청자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이 외부와 격리된 채 정글에서 생활해야 하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도리스 의원은 4주간 의정 활동을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 출신의 도리스 의원은 출국 전 "1천600만 시청자에게 정치인의 진솔한 모습을 알릴 기회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TV 출연이 의원의 본분을 저버린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보수당 지도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4만 파운드(약 6천962만 원)의 출연료를 받는 도리스 의원이 정직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세비를 받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하원의원의 리얼리티쇼 출연은 의정 활동이나 지역구 업무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앤드루 랜슬리 하원대표도 "의원이 의정 활동과 무관한 일로 장기간 의회와 지역구를 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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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비판이 잇따르자 조지 영 보수당 원내총무는 당분간 도리스 의원의 의정 활동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도리스 의원이 촬영을 끝내고 복귀하면 직접 만나 추가 징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이런 태도는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도맡아 하던 도리스 의원을 겨냥한 과민반응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당내 소수의견 대변에 앞장섰던 도리스 의원은 지난 5월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캐머런 총리와 오스본 재무장관을 "서민 생활에는 관심 없는 부잣집 도련님들"이라고 표현해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보수당 소속 에릭 피클스 지방자치 장관은 이에 따라 "당에서 쓴소리 하는 그녀를 당분간 볼 수 없는 점이 아쉽다"며 "TV에서라도 오래 볼 수 있도록 열심히 전화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도리스 의원을 두둔했다.

보수당 각료출신의 앤 위디텀도 "보수당 지도부의 지나친 반응은 리얼리티쇼를 좋아하는 대중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계했다.

영국 독립당의 니겔 파라지 당수도 "유권자 생활의 일부가 된 리얼리티쇼는 정치인이 대중과 더 가깝게 만날 기회"라며 "우리당 의원이 출연 제의를 받았다면 무조건 환영할 것"이라고 보수당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당사자인 도리스 의원은 정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외부와 단절된 생활에 돌입해 이 같은 논란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에서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 "태어날 때부터 권력을 가진 것처럼 거만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가장 싫어한다"고 밝혀 보수당 지도부와 관련한 여운을 남겼다.

영국 정계에서는 도리스 의원이 귀국하면 보수당을 탈당해 영국 독립당으로 당적을 바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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