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약한 검·경…`주폭' 전직판사 약식기소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부장판사 재직 당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변호사가 약식기소되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주지검은 1일 술집에서 옆자리 손님과 말다툼 끝에 행패를 부려 불구속 입건된 전직 부장판사 A(47)씨에 대해 벌금 100만 원에 약속 기소했다.

A씨는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지난 7월 20일 오후 11시50분께 청주의 한 술집에서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옆자리 손님과 시비 끝에 술잔과 재떨이 등을 집어던지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A씨는 당시 밖으로 나가 술집 주인의 승용차 보닛 위에 올라가 난동을 부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얼굴을 뒤통수로 들이받아 전치 3∼4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음주 난동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자 사흘 뒤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경찰이 A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재물손괴, 상해, 폭행, 업무방해 등 모두 4가지다.

검·경은 A씨가 출동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가 있지만,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한 경찰관은 "A씨가 택시에 타고 귀가하려다가 제지하는 경찰을 뒤통수로 들이받은 것"이라며 "경찰인줄 모르고 저지른 것이어서 A씨에게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A씨가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해 약식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충북참여연대의 이선영 사무처장은 "일반 시민이 그런 죄를 지었다면 당연히 구속됐을 것"이라며 "사법권력 앞에 약한 검·경이 봐주기식 처벌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광고 영역

실제 청주의 흥덕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지구대에서 주취 행패를 부린 40대 남성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남성이 누범 기간 다시 행패를 부리는 등 상대적으로 죄질이 무겁긴 했지만 A씨에 대한 검·경의 약식기소는 이 남성에 비해 지나치게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참여연대 이 처장은 "`주폭'을 엄벌하겠다고 천명한 검·경이 사회적 약자에게는 엄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공을 넘겨받은 법원이 나서 사회 지도층 인사도 강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