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과 미셸 오바마를 2016년 미국 대선의 정·부통령 후보로!"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후보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전·현직 퍼스트레이디 힐러리 국무장관과 미셸 여사의 인기가 절정을 이루면서 이들을 민주당의 차기 정·부통령 후보로 밀자는 트위터 캠페인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을 '워싱턴의 여왕들(the Queens of Washington)'이라고 소개하면서 "오바마 재선운동 지원에 올인한 미셸은 지금 미국내 가장 인기있는 여성이고, 힐러리는 전례 없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미셸은 퍼스트레이디로서 직무수행 평점이 69%에 달하고, 힐러리에 대한 선호도도 최근 66%로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또한 비록 오바마가 롬니의 거센 도전을 받지만 적어도 이들 두 사람만큼은 오바마 시대의 놀라운 승리자이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이들 두 사람 때문에 오히려 오바마가 빛이 바래지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워싱턴의 정통한 소식통은 "미셸은 모든 사람을 복종하게 만드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스스로를 비범한 퍼스트레이디로 변모시켰다"면서 "처음 백악관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그녀가 이처럼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26일 65세 생일을 맞은 힐러리의 경우 과거 퍼스트레이디 시절의 '레이디 맥베스(Lady Macbeth:야심가라는 의미)'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 업무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토대로 다소 거칠지만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오바마가(家)'(The Obamas)를 저술한 조디 캔터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힐러리가 오바마와 맞붙었던 4년전 대선때만 해도 남편을 따라 단순히 몇몇 지역을 방문했을 뿐이었는데도 마치 외교적 역할을 한 것처럼 자신의 영향력을 과장한데 대해 조롱을 받곤 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힐러리는 북아일랜드가 평화를 찾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북아일랜드 신교파 최대정당인 얼스터연합당(UUP) 당수이자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석장관이었던 데이비드 트림블은 힐러리 발언이 "황당하다"고 일축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힐러리는 자신이 벨파스트 시청을 방문한 것과 관련, 고위급 회동을 위해 간 것처럼 언급했으나 실제로는 남편 클린턴의 크리스마스 점등식 참석에 동행한 것이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힐러리는 당시 따분하고 재미없는 계산적인 정치인으로 각인됐고, 더욱이 젊고 활기찬 오바마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정열적인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대비되면서 고루하고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캔터는 "그런 힐러리가 이제 많은 업적을 가진 거물 정치인으로 변모한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스콘신대 정치학교수인 캐슬린 돌란은 "힐러리가 2008년 민주당 경선때 오바마에게 고배를 마신 뒤 국무장관에 임명됐을 때만 해도 위로 차원이라는 얘기들이 많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그녀의 탁월한 능력을 과소평가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NYT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 여부와 상관없이 2016년엔 힐러리를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강한 움직임이 있을 것(a serious, big 'Draft Hillary' movement in 2016)"이라고 전망했다.
호워드 커츠 CNN 기자는 최근 "오랜 기간 냉혈한의 이미지를 가진 힐러리가 어떻게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 변모했나"라는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힐러리는 2016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걸까? 힐러리 본인은 차기 대선 불출마는 물론이고 오바마 2기정권 출범 즉시 장관직도 사퇴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남편인 클린턴 대통령은 계속 군불을 때고 있다.
그는 부인의 출마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아내보다 더 능력 있는 공직자를 만나 본 적이 없다"는 말로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 정가 일각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1급 선거운동원으로 맹활약을 하는 것을 두고 "힐러리의 차기 대권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게다가 힐러리 본인이 지난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직을 계속 유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당분간 각료직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 정치를 계속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브룩스는 "힐러리가 장관직을 계속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힐러리가 은퇴를 염두에 두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격무로 몸이 지쳐 있는 만큼 몇 년간 쉬다 보면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변화무쌍한 정치의 속성을 감안할 때 여성 두사람이 정·부통령 동반 티켓으로 나서는 게 결코 쉽지 않겠지만, 당장 이번 대선에 중요한 변수로 부각한 여성 표심을 끌어오는 데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