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30일 베이징(北京) 소재 트레이더스 호텔에서 개최된 세미나에서 한반도 통일과 한미동맹을 도마에 올려 격론을 벌였다.
'한반도 통일과 한중 협력방안'을 주제로 한 이 세미나는 통일부 주최, 통일연구원 주관으로 열렸다.
한국 측에서 주재우 경희대 교수, 박종철 통일연구원 연구원, 유호열 고려대 교수가, 중국 측에선 주펑(朱鋒) 베이징대 교수, 조호길 중앙당교 교수, 위샤오화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이 발표자로 참석했다.
또 전병곤·허문영 통일연구원 연구원, 장롄구이(張璉?) 중앙당교 교수,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 장위산 지린사회과학원 교수,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한석희 연세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중국 측에선 먼저 한미동맹이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려는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중국을 겨누는 칼끝이 될 것이라면서 '안보 딜레마'로 규정했다.
한미 양국이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바탕으로 한반도 이외 지역으로 주한미군을 투입할 수 있게 돼 결국 대만문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남중국해 분쟁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도 보였다.
주펑 교수는 "중국으로선 한미동맹이 결국 한국의 미국 미사일방어(MD) 전략 참여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런 중국의 시각은 한미동맹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해석한다는 것이라는 게 한국 학자들의 견해다.
한국 학자들은 한미동맹이야말로 최근 몇 년 새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안보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작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이은 김정은 지도체제의 등장으로 안보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절실한 안보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철 연구원은 "통일된 한반도의 한미동맹은 지금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고 한중 관계에도 새로운 틀이 형성될 것"이라며 "미래가 불확실한 한미동맹 때문에 한중 간 한반도 통일 논의가 방해를 받아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한반도 통일 문제와 관련한 진솔한 대화도 이어졌다.
장롄구이 교수는 "중국ㆍ대만의 양안(兩岸) 관계가 호전돼 가는 반면 남북한 관계는 악화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의 미래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장 교수는 아울러 "중국 내에서 북핵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한반도 통일이 당겨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핵무기를 보유한 통일 한반도를 우려하는 얘기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평화, 자주를 원칙으로 한반도 통일이 돼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스 교수는 근래 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을 거론하면서 상대를 자극할 '민감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펑 교수는 "중국이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을 편다고 해서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을 주권국가이자 유엔 회원국으로서 보고 한반도 정책을 편다는 견해를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