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아마 농구, '유리한 판정' 대가 검은 돈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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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마추어 농구계에서 관행처럼 치부됐던 '특정 심판 배정'과  '유리한 판정'을 둘러싼 추악한 돈 거래의 진상이 드러났습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6월부터 5개월 동안 아마 농구계의 검은 돈거래에 대한 수사를 해 왔는데요, 그 결과 대한 농구협회 소속 고위 관계자와 심판, 전국 초, 중, 고, 대학 및 실업팀 소속 감독과 코치 그리고 학부모 등 151명을 적발했습니다. 수사 결과 발표를 보면 그동안 아마 농구계의 고질적 비리가 얼마나 만연했는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대한농구협회 심판위원장 정모 씨 등 협회 관계자들은 농구경기의 심판 배정 권한을 가진 직위를 이용해 지난 2008년부터 올 6월까지 256차례에 걸쳐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1억9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습니다. 특정 경기에 특정 심판을 배정해 달라는 청탁의 댓가였습니다. 정씨는 금품을 받은 뒤 특정팀의 1, 2차전 경기에 특정 심판을 연속적으로 배정해 주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협회 부회장 진모 씨는 심판 판정 불이익으로부터 팀을 보호해 달라는 속칭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챙겨오다 적발됐습니다.

대한농구협회 소속 심판은 모두 28명. 이 가운데 15명 정도가 자주 경기에 나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적발된 심판은 모두 16명으로 상당수의 심판이 검은 돈 거래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 났습니다. 이들은 경기에 '판정을 유리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총 155회에 걸쳐 5천7백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밝혀 졌습니다. 특히 심판들은 감독이나 코치 등에게 전화를 해 노골적으로 금품 상납을 요구하거나 상납 금액을 아예 지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일부 심판은 우승팀 감독진에게 속칭 '축승금' 명목으로 백만 원 안팎의 금품을 받기도 했다는 겁니다. 

심판의 판정이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가 농구란 점을 감안하면, 심판 판정을 둘러싼 돈 거래가 어느 정도나 광범위하게 이뤄졌는지 능히 짐작할 만 합니다. 심판들은 이렇게 받은 금액 중 일부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면서 회식비, 경조사비 등 운영경비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돈을 관행적으로 건네준 80개 팀 농구 코치와 감독 97명도 적발됐는데요, 특정 심판 배정과 유리한 판정을 대가로 심판들을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전체 아마추어 농구팀 206개 팀의 40%에 해당합니다. 감독과 코치는 1년 단위로 학교나 실업팀과 계약을 하는데 성적이 나쁘면 해고 등의 신분적 불안정이 있기 때문에 검은 돈 거래의 유혹에 항시적으로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심판에 대한 금품 제공은 전적으로 농구선수를 자식으로 둔 학부모들의 몫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학부모들은 매달 적게는 70만 원에서 백만 원 이상씩을 감독과 코치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주었습니다. 또 우승팀의 MVP 선수의 경우 해당 학부모가 상납액 전액을 부담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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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사는 과도한 부담을 견디지 못한 선수 학부모의 진정에서 시작됐습니다. 부모들은 경제적 부담이  터무니 없이 컸지만 활동비를 내지 않으면 자식들이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할까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줄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또 돈의 용처를 몰어 봐도 대답을 회피해 따져 물을 수도 없었습니다. 애들에게 불이익이 돌아 갈까봐...

경찰 조사 결과, 부모들로부터 거둬들인 돈은 심판 상납금 외에도 감독과 코치 월급 보조 및 활동비, 회식비 등으로 일부 지출됐습니다. 경찰은 전체 금품 수수액은 계좌에서 확인된 것만 집계했다고 밝혔습니다.현금으로 오가거나 향응 접대된 것은 입증이 어려웠기 때문인데, 그래서 실제로 오간 금품 액수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농구 심판 코치 등 비리 근절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청 대한농구협회 등에 통보할 예정입니다. 

이번 일은 한국 스포츠 사상 최악의 심판 매수 사건입니다. 심판들의 열악한 처우가 원인입니다. 아마추어 농구 심판진의 경우 초등학교 경기 수당이 2만5천 원, 중고교 3만~3만5천 원, 대학교 6만 원, 실업팀 6만5천 원 수준입니다. 기본급도 A급 심판조차 월 100만 원이 안 됩니다. 사정이 이러니 대부분의 심판들은 대회가 없으면 생활체육이나 길거리 대회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라도 금품 유혹없이 생활이 가능한 심판의 급여 현실화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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