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와 부동산 침체로 중산층 비중이 감소하면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투자 형태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소득층은 채권으로, 저소득층은 시장에 민감한 주식 투자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은 급등락이 심한 테마주 등 위험성이 높은 종목을 많이 거래하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정하는 중위소득 50~150%에 속하는 사람들을 중산층이라고 볼 때 1990년 70% 초반에 머물던 중산층 비중이 작년에는 64%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고소득층은 절세상품과 안정적인 수익 확충에 목적을 두고 저소득층은 수수료가 저렴한 인터넷 중심의 서비스를 선호해 투자 성향도 양분화되는 것이다.
◇ 무너지는 韓 중산층…투자 양극화 진행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은 물론 한국의 중산층을 무너뜨릴 정도로 강한 영향을 미쳤다.
최근 한국의 가계부채는 9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922조원에 달한다.
개인파산 접수 건수는 2007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 중이나 작년에도 6만건에 달했다.
올해는 8월까지 4만건을 넘어섰다.
올해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는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46.4%에 그쳤다.
빈곤층과 상류층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빈곤층은 1990년에 7.8% 수준이었으나 작년에는 15%까지 증가했고 상류층은 같은 기간 18.5%에서 21.2%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투자 형태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최근 고소득층의 자금을 끌어들인 것은 물가연동채권이다.
물가연동채권은 2015년 이전까지 표면금리에만 세금이 부과된다.
절세 자체만으로 수익률이 1~2% 오르는 효과가 있고 앞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과 매매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압구정WMC 김종석 WM팀장은 "8월8일 개정된 세법을 기준으로 고소득층이 절세형 상품을 많이 찾는다"며 "대표적으로 물가연동채권과 브라질 국채도 비과세 상품이라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저소득층은 여전히 주식과 펀드 투자를 많이 하는데 최근 대형주 주가가 많이 떨어져서 게임주와 테마주 쪽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PBCLASS 갤러리아 서재연 PB는 "고소득층은 은행보다 많은 수익과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물가연동채권 등 채권을 선호한다"며 "물가연동채권은 기본적인 이자에 물가 상승분에 따른 추가수익을 보전해 주는 투자처로, 국채의 안정성에 물가 상승분에는 비과세까지 적용돼 인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 투자자 양극화에 따른 증시 수혜주는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별로 고소득층은 절세와 안정수익률을 추구하고 저소득층은 저가수수료 상품을 찾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 고액투자자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와 소액투자자 중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강한 증권주가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동양증권은 앞으로 고액투자자 중심의 자산관리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이러한 특징을 갖춘 금융상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물가연동채권과 브라질채권, 즉시연금과 장기채권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상품은 수수료가 2~3% 수준으로 높으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소득층에게 인기가 많다.
저소득층 중심의 저가 수수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동양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대표적인 예가 과거 2008년부터 치열하게 경쟁하는 온라인 디스카운트 브로커리지 시장"이라며 "저소득층은 고소득층과 달리 수수료가 저렴한 디스카운트 브로커리지와 할인, 무료 이벤트 등을 찾아다니면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 연구원은 "저소득층은 회전율이 높고 젊은 층이 많아 앞으로 성장을 위해서는 증권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고객"이라고 덧붙였다.
저소득층이 수수료가 저렴한 인터넷 중심의 서비스를 선호하는 만큼 온라인 브로커리지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 연구원은 "중산층 몰락으로 증권주 중에서는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이 유망하다"며 "한국금융지주는 고액투자자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와 소액투자자들을 위한 디스카운트 브로커리지 부문에 강점이 있고, 키움증권은 온라인 디스카운트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