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현장, 혼전 플로리다 '여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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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가 올해 미국 대선에서도 예외 없이 '심술'을 부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로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햇볕주(선샤인 스테이트)로 불리는 현지의 표심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짙은 안개에 가려 있다.

플로리다 민심은 주의 생긴 모습 그대로 금방 끓고 금방 식는 냄비 같기로 유명하다.

냄비 손잡이와 닮아 '팬 홀더(pan holder)'로 불리는 플로리다 반도 북서부 지역이 특히 그렇다.

이날 공화당 밋 롬니 후보의 선거유세가 열린 펜사콜라는 1960년 민주당 후보로 나서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 이후 대선에서 민주당이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는 공화당의 텃밭이다.

반면 펜사콜라에서 자동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플로리다의 주도 탤러해시는 민주당 당원이 공화당의 2배가 넘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민주당의 강세 도시로 유명하다.

그러나 북서부에서는 "투표함을 열면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적어도 이전처럼 어느 한쪽이 압승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온종일 공항과 도심을 오간다는 40대 택시 기사는 "롬니가 플로리다에서 잘 하고 있지만 펜사콜라에서 오바마의 선호도가 꽤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플로리다의 조기투표가 시작된 이날 롬니의 첫 유세지로 펜사콜라를 잡은 것도 지지층 붙잡기 차원이란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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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다른 지역의 판세도 혼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플로리다 반도에서 백인 부자들이 몰려산다는 중서부는 공화당,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남동부는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차가 이전보다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 대신 세대와 소득이 판세의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는 20~30대 젊은층과 저소득층에서, 롬니는 50대 이상과 고소득층에서 상대를 10%포인트 이상 리드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가지 일관된 흐름이 있다면 롬니에 대한 여성 유권자들의 선호도가 선거 종반들어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롬니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여성 지지율에서 오바마에 많게는 18%포인트 차로 뒤졌지만 1차 후보토론에서 완승한 것을 계기로 격차를 순식간에 오차범위 내로 줄였다.

지난 19일 CNN/ORC 조사에선 오바마와 롬니의 여성 지지율 격차가 49% 대 47%로 2% 포인트에 불과했고 27일 발표된 플로리다의 한 지역 언론 조사에선 롬니가 51% 대 46%로 5% 포인트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롬니의 무서운 상승세는 이처럼 여성들의 표심이 바뀐 덕이 크다.

'여심'이 출렁이자 오바마 캠프에는 비상이 걸렸다.

10개 안팎의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인단(29명)이 배정된 플로리다를 잃는다는 것은 역대 대선 결과가 말해주듯 가정하기조차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이 승리한 1996년 대선 이후 플로리다에서 패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는 없었다.

민주당은 오바마에 이어 대통령 부인 미셸을 플로리다의 전략 요충에 투입하는 등 총력전으로 나섰다.

미셸은 최근 남동부 마이애미 북쪽 데이비에 있는 브로워드 대학을 찾아 그 특유의 당찬 연설로 젊은 표심을 자극했다.

브로워드는 히스패닉과 저소득층 자녀가 다니는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개방대학)로 유세 참석자 대부분은 여학생들이었다.

이에 질세라 같은 날 롬니의 부인 앤 롬니는 중부 올랜도에서 남편의 인간미를 부각시키는 감성적인 연설로 맞불을 놨다.

앤이 유세를 한 곳은 플로리다에서 가장 잘 사는 동네 중 하나인 윈터 파크였다.

앤은 26일에는 세인트 어거스틴의 한 호화 골프장에서 유세를 했다.

앤 뒤에 있는 여성들은 '여자들은 밋에게 투표를(women for mitt)'이란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다.

미셸과 앤 모두 여성의 표심을 자극하고 전통적 지지층을 다지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나선 것이다.

오바마 캠프는 조기투표 개시에 맞춰 플로리다에서 '537, 미국을 위한 오바마'라는 방송 광고를 줄기차게 내보내는 등 대대적인 물량 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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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은 2000년 대선에 출마한 공화당 조지 W 부시가 플로리다에서 기록한 민주당 앨 고어와의 득표 차이다.

부시는 당시 플로리다에서 사상 유례 없는 재검표 소동 끝에 고어를 꺾고 대권을 쟁취했다.

이 영상에는 "537이란 숫자가 미국 역사를 바꿔놓았다"고 통탄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여성을 필두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지만 투표장에는 가지 않는 지지자들을 향해 '결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펜사콜라<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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