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에서 뉴욕 연방준비은행 건물에 폭탄 테러를 감행하려던 방글라데시 출신 청년이 연방수사국(FBI)의 함정수사로 덜미가 잡혔다.
미니애폴리스에서 테러 조직원들을 선발해 소말리아로 보낸 미국인이 유죄를 선고받은 것도 지난 주의 일이다.
리비아에서는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미국 외교관 4명을 살해한 범인들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1년이 지났지만 미국에서는 이처럼 지금도 테러 관련 뉴스가 매일 쏟아진다.
최근 11년간 테러 관련 업무를 맡은 정부 기관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기간에 미국 정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을 제외하고 국내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쏟아부은 예산만 무려 6천900억 달러(약 755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처럼 테러전에 물량공세를 퍼붓던 시대는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재정난과 온갖 테러 대응 기관이 만들어진 데 대한 정치권의 공세, 미국 본토가 공격받을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국민의 인식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같이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리비아 영사관 피습 사건을 둘러싸고 거듭 충돌하면서도 국내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데 이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달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테러가 미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꼽은 미국인은 0.5%에도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알 카에다를 포함한 국제 테러조직이 미국을 상대로 테러에 나설 가능성이 2001년보다 훨씬 줄었다고 평가한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이후 조직력이 많이 약화된데다 `아랍의 봄'의 주역인 젊은 이슬람 신도들은 이제 알-카에다의 극단주의를 추종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알 카에다에 포섭된 미국인도 크게 줄었다.
9.11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16만 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알 카에다 계열의 조직원이 개입된 것은 14건에 불과했다.
미국은 9.11 이후 국토안보부, 국가정보국장실(ODNI), 국가테러퇴치센터(NCC), 테러리스트검열센터(TSC) 등 테러 관련 정부 기관을 문어발식으로 늘렸고 그 탓에 비용도 꾸준히 증가했다.
오하이오주립대의 존 뮤엘러 정치학 교수는 10년간 연방예산 4천700억 달러, 주정부 예산 1천100억 달러, 민간 부문 1천100억 달러가 테러전에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연방정부가 재정난에 시달리고 테러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피로감이 커지면서 최근 정치권은 정파를 초월해 테러 관련 정부조직이 너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차기 행정부는 테러 관련 예산을 줄일 때가 됐는지 아니면 시기상조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예산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릭 넬슨 연구원은 "9.11 이후 미국은 테러 척결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며 "하지만 정치적, 재정적으로 그런 모델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예산 삭감 여부를 판단해야 시기가 곧 도래할 것"이라며 "다만 감축 시점은 국민의 동의를 얻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