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10명 가운데 4명은 합동신문기간 담당 직원의 언행에서 공포감을 느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하나원 직원의 무례한 언행을 경험했다는 주민도 10명 중 2명에 달했다.
북한이탈주민은 국가정보원 주도로 통일부 등 유관부처 관계자가 참여하는 정부종합합동신문소에 수용돼 합동신문을 받은 뒤 '보호대상' 판정이 내려지면 12주에 걸친 하나원 사회적응교육을 거쳐 국내에 정착한다.
25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지난 4~9월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20~69세 북한이탈주민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합동신문기간 직원의 언행에서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43.1%에 달했다.
또 44.6%가 '직원의 태도가 무시하는 것 같았다'고 답했다.
직원들로부터 폭언을 들었을 때 항의를 하거나 사과를 요구한 경우는 9.4%에 그쳤고 90.6%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관계자들의 말이나 행동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느꼈다는 응답자도 3.8%로 나타났다.
조사과정에서 '조사기간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57.3%였고, '조사기간이 너무 길어 힘들었다'가 15.6%였다.
하나원의 인권침해도 확인돼 '직원이 무시하거나 반말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21.8%가 있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4.4%는 하나원 직원의 언행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느꼈다고 했고, 2.3%는 직원으로부터 위협이나 협박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정착 후 사회생활과 관련해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47.7%나 됐고,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남한사람보다 임금을 적게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25.5%였다.
이로 인해 '북한 출신임을 숨기고 싶다'는 응답자는 40.2%로 조사됐다.
도가족여성연구원 안태윤 연구위원은 "합동신문소와 하나원의 기관 특성을 고려하더라고 북한이탈주민 상당수가 직원의 언행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등 인권침해를 경험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두 기관이 인권보호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북한이탈주민이 국내에 정착한 이후 차별을 받는 것은 더욱 문제"라며 "이들을 포용하고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은 통일 이후를 미리 연습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