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연명치료 중단하면 진료비 인센티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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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과 병원협회가 말기환자 대상 연명치료 중단을 진료비 인상의 단서조건으로 합의한 데 대해 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정림(선진통일당) 의원 등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8일 대한병원협회(병협)와 내년도 수가(진료비) 인상에 합의하고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국민운동을 전개한다는 부대조건을 달았다.

특히 건보공단과 병협은 연명치료 중단 목표를 달성하면 수가 인센티브 지급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한 생명윤리 이슈인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의료수가와 재정절감을 다루는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양 당사자가 이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자 비윤리적이고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말기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문제는 그 대상, 요건, 절차, 결정 주체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조차 도출되지 않았다.

이화여대 권복규 교수(법대 생명윤리)는 "호스피스 등 말기환자를 위한 인프라를 갖춰놓지도 않고 연명치료 중단에 '당근'을 준다면 저소득층 환자들이 원치 않는 선택에 내몰릴 수 있고 현장 의료진은 도덕적 갈등에 빠질 것"이라며 "재정절감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의 결과일 뿐이지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날 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문 의원은 "국가는 환자가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치료 중단을 선택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의료비 부담을 줄일 의도로 치료 중단을 유도하는 것은 헌법 제10조 '국가의 생명 보호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권을 수가 협상 테이블에 부대조건으로 올려놓은 처사가 제정신이냐"고 따져물었다.

임채민 복지부장관은 이에 대해 "연명치료 중단이 수가협상의 부대조건이라면 극히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상세한 내용을 파악,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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