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이번 선거 최대 가치로 내세운 국민대통합이 정수장학회 논란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야당의 정치공세로 치부하려는 분위기지만, 결국 `과거사 프레임'에 묶인 이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여론도 부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사자인 최필립 이사장이 당 안팎의 거센 요구에도 불구하고 `퇴진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도 박 후보로서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입장표명 회견 다음날인 지난 22일 성인 남녀 75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ㆍ유선전화 RDD(임의걸기)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3.6% 포인트)에 따르면 박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응답자의 40.8%가 `공감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나타냈고 `공감한다'는 답은 26.1%에 불과했다.
지난달 25일 실시된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후 조사와 비교하면 `공감하지 못한다'는 의견(40.9%)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공감' 의견(41.6%)은 매우 낮았다.
당내에서 국민대통합을 완성하기 위해 정수장학회라는 마지막 `고비'를 잘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대통합위 김경재 기획담당특보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수장학회는 박 후보가 내세우는 국민통합에서 상당히 중요한 퍼즐 조각"이라며 "국민대통합위가 지향하는 목표 중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해 적극 핸들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일단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최 이사장의 사퇴를 물밑에서 압박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이사진이 현명하게 판단해달라"고 언급한데 이어 22일에는 "이 상황이 사퇴를 거부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면서 최필립 이사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이것이 박 후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게 주변의 일치된 평가다.
그는 23일에도 장학회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미 다 말씀드렸다"고 언급을 자제했다.
오는 26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을 맞아 국민대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 만큼, 그날까지 최 이사장의 `모종의 결단'을 기다리며 그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 안팎에서는 미약하나마 상황변화를 예측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대통합위의 한 관계자는 "10ㆍ26을 맞아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도록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소리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친박(친박근혜) 인사도 "10ㆍ26 전후로 해결의 접점을 만들어보려는 움직임이 일부 형성되고 있다"라며 "결국 시간 문제 아니겠느냐"고 극적 타결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박근혜 캠프'는 다만 야당의 정치공세에는 단호하게 맞선다는 방침이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지태씨가 운영한 부일장학회로부터 중ㆍ고등학교 시절 혜택을 받았고 변호사 시절 100억원 대의 김지태씨 관련 소송을 맡아 승소해 돈도 많이 벌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집권 뒤 5년 내내 장학회 문제를 뒷조사해서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는데 대선을 앞두고 강압이다, 강요다 이런데 매달려있는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 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 "민주당이 과거사를 들고 나왔기 때문에 우리도 노무현 정권의 권력 비리나 정권 실패에 대해 같이 맞받아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26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릴 `박 전 대통령 서거 33주기 추도식'에는 한광옥 수석부위원장과 김경재 기획담당특보 등 국민대통합위원들과 최근 입당한 동교동ㆍ상도동계 인사들 상당수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박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