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된 김소영 판사가 부장을 맡은 고등법원 민사부에서 시민과 함께 지혜를 모은 화해권고 결정이 나왔다.
조정안을 원·피고가 받아들이며 관련 소송도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대전고등법원 제2민사부는 19억여 원이 걸린 로또 1등 당첨 복권 소유권 조정에서 원·피고 간 금액을 분배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이 조정은 지난해 11월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원고 A(61·여)씨의 항소로 열렸다.
A씨는 지난 2010년 10월께 동생의 내연남 B(61)씨에게 건네줬던 4등 당첨 로또 복권(당첨금 5만 원) 등을 다시 돌려받아 복권 6만 원 어치로 바꾼 뒤 이 복권을 모두 B씨에게 넘겨줬다.
이 중 1장의 복권이 1등에 당첨되자 19억여 원(세전 28여억 원)의 당첨금을 놓고 A씨와 B씨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다.
1심 재판부는 "원고가 당첨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점, 뒤늦게 1등에 당첨된 사실을 알고도 즉시 반환받으려고 행동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당첨 복권이 원고의 소유임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2심 법원인 대전고법은 일반 시민의 목소리를 조정안에 반영하고자 지난 7월 시민 패널 14명을 선정해 의견을 들었다.
장시간 토론 끝에 이들은 소유권을 둘러싼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당첨금을 한 사람에게 모두 주기보다는 나눠 갖도록 하는 권고안을 냈다.
고법은 패널의 의견을 고려해 A씨가 4억9천만 원을, B씨가 나머지 14억여 원을 갖도록 하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 이유서에서 "복권 당첨금의 귀속 또는 분배가 문제 되는 점에서 다른 재산권 이익에 관한 다툼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며 "실제 피고가 원고에게 당첨금을 나눠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한 점 등을 미뤄 상호 양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1등 당첨금을 원고에게 전혀 줄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실질적' 형평을 저버렸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제반 상황을 비춰볼 때 피고가 당첨금을 모조리 차지하는 것이 수긍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한다"고 판시했다.
고법의 한 관계자는 "시민 패널의 의견을 종합한 조정안을 양측이 무리 없이 받아들였다"며 "재판 관여자 모두가 사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