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유명 걸그룹 멤버, 액자 표구업체 취업?

특성화고 무더기 취업률 조작의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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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이 지방의 액자표구업체에 취업했다. 그런데 이 여학생은 이미 유명 걸그룹 멤버로 활동하고 있었다. 확인 전화를 받은 업체 사장님의 대답은? “하하. 그런 유명한 사람이 왜 여기에…” 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 걸그룹 멤버는 자신도 모르게 그 업체에 취업한 걸로 교육청에 보고된 것이다. 한 마디로 학교가 취업 사실관계를 조작한 것이다. 취업률 조작을 하도 주먹구구식으로 하다 보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성화고(옛 실업고)의 취업률 조작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주 SBS 8시 뉴스를 통해 보도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본다.

국회교육과학기술위 소속인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실은 올해 취업률이 급등한 42개 특성화고 졸업생 4천 명을 전수조사했다. 학생과 업체 명단을 확보한 뒤 일일이 확인해 본 것이다. 아예 취업한 사실이 없거나 잠깐 근무하다 퇴직한 졸업생이 826명으로 20%나 됐다. 업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13%나 됐다.

취재진은 한 학교에서 대거 30여 명이 취업했다는 회사를 찾아가 봤다. 간판이름이 떨어져 나가 있을 정도로 폐업한 지 꽤 오래된 회사였다. 올해 취업했다고 보고된 특성화고 졸업생 가운데 최소 1/3은 조작된 수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들은 왜 이렇게 무더기로 취업률 조작에 달려들고 있는 걸까?

고졸 취업률은 현 정권이 교육 분야에서 가장 자랑하는 성과 가운데 하나다. 고졸 취업률 상승의 최선봉엔 특성화고가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특성화고의 취업률을 끌어올리라고 압박했다. 시도교육청 평가지표에 특성화고 취업률을 포함시켰고, 장학금 국고 부담액을 취업률과 연계해 차등 지원하는 방침도 세웠다. 교과부가 시도교육청에 하달한 취업률 목표치는 37.5%였다. 10개 시도교육청이 불과 1년 만에 10~20%포인트나 취업률을 끌어 올려 목표를 달성했다. 불과 1년 만에….

감사원은 고졸 취업률 조작 문제에 대해 지난 6월 감사를 벌였다. 지난주 보도에서 기자는 감사원에서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다음 날 해명자료를 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이미 실태 및 문제점을 인지해 그에 대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있었기 때문에 개선방안을 마련하라는 처분요구는 실익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교과부는 2012년 연두 업무 때 특성화고 취업률을 50%~60%로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교과부가 취업률 거품의 문제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면, 그리고 그 거품을 바로잡을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면, 이렇게 자신있게 목표치를 60%까지 높일 수 있었을까?

또 다른 부작용도 보인다. 한 전문대 대학교수는 “고졸 취업률 높이기 정책의 최대 피해자는 전문대 졸업생이다. 정부의 압박 때문에 상당수 기업들이 전문대 졸업생 대신 고졸 학생을 뽑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한 교사는 "학생들의 일자리 질은 더 떨어지는 경향도 있다. 일단 아르바이트라도 하게 해서 취업률을 높여야 하니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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