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동 대표는 그야말로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게 아닌가 봅니다. 언제부턴가 동대표 선출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결국 이권이 문제입니다.
정경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1일 동대표 선거가 치러진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하지만 동 대표 출마자 네 명이 투표함 4개를 태워버리는 바람에 선거가 무산됐습니다.
당선이 불투명해지자, 아예 개표를 방해한 겁니다.
[동대표 출마자 : 이건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에요. 초등학생들도 반장 선거를 하면 얼마나 깔끔하게 하는데…]
지난 21일 이후 아파트 입구마다 이렇게 아파트 동대표 선거 개표 중단에 대한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이 단지 내 20개 동의 동대표 선출이 언제쯤 이뤄질지 기약할 수 없게 됐습니다.
주민들은 이권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석합니다.
[아파트 주민 : 관리소장이 47억원 정도 빼돌렸다고 한 것 같던데요. (최근에) 개별난방으로 바꾸면서 돈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이 아파트는 통합경비 시스템 설치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동대표가 업체를 일방적으로 선정한데다, 사업비 20억 원을 이자가 비싼 대부업체에서 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용성/아파트 주민 : 원래 계약은 주민 동의를 받을 땐 12억에 했다가 다음에 14억으로 증액이 됐다가 다시 16억으로, 앞으로 이 아파트로 이사해 오신 분들은 자기가 얼마나 앞으로 부채를 감당해야 하지는지를 모르면서 이사를 오는거죠.]
아파트 동대표는 관리비 책정부터 알뜰시장 선정, 그리고 승강기 교체와 가스관 보수 공사까지 아파트의 모든 사업에 영향력을 갖습니다.
이권을 둘러싸고 불미스런 사례가 잇따르자 동대표 사이에서도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주택법에 처벌규정을 명시하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기흥/공동주택 선진화 운동본부 : 지방자치단체에선 아파트에 민원이 들어오면 적극적인 해결 의지만 있다면 충분하고 두 번 이상 됐을 때 주택법에 따라 벌과금 매기고요.]
우리나라 전체 아파트의 한해 관리비는 12조 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영상취재 :이승환·김태훈,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