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일부 농협이 다른 지역의 농산물을 대량으로 사들여 포장지만, 바꿔 강원도 산인 것처럼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농협중앙회는 이런 사실도 알고도 묵인해줬습니다.
조기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입니다.
경매에서 낙찰된 오이 가운데 일부가 바로 옆 농협 공판장으로 옮겨진 뒤 다시 트럭에 실려 강원도 홍천의 한 지역농협에 도착합니다.
지게차로 내리는 오이 상자엔 '경북 상주 오이'라고 선명히 찍혀 있습니다.
선별장에선 직원들이 오이의 포장을 뜯어낸 뒤 해당 농협에서 제작한 포장지에 옮겨 담습니다.
다른 지역의 오이를 떼다가 포장만 바꾸는 이른바 '포대갈이' 작업입니다.
[ㅇㅇ농협 관계자(음성변조) : 공동선별일 경우 유통업체 롯데마트, GS리테일, 다른 작은 유통업체도 들어가고요.]
해당 지역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수매해 판매해야 하는 농협이 외지 농산물을 가져와 포장만 바꿔 강원도산인 것처럼 유통 시키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소비자들은 외지에서 생산된 오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이영숙/춘천시 후평동 :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를 믿고, 또 농협을 믿고 사는 건데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엄청 화가나고, 배신감도 들고 앞으로 이걸…걱정이 많이 됩니다.]
더욱이 관리 감독기관인 농협중앙회 측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농협중앙회 강원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물건을 싣고 와서 포장해 납품하는 그런 구조적인 부분들이 있죠. 하루 이틀 부분이 아니고요. 저희는 숨기는 것도 아닙니다.]
농협은 지역 농가를 외면한 채 외지 농산물을 사들이기에 바빴고, 농협중앙회는 이를 묵인해줘 편법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