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11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여중생이 유서에 가해자를 밝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찰의 수사를 받자 가해학생의 학부모가 피해자 부모를 협박했다가 정식 재판에 회부돼 결국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던 중학교 2학년 김 모 양.
옥상으로 올라간 김 양은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서울 여중생 자살 사건입니다.
김 양은 유서에서 자신을 괴롭힌 친구 6명의 이름을 적었고,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가해 학생은 물론, 관리 소홀을 이유로 담임 교사와 생활지도 교사가 불구속 입건되는 등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경찰 수사가 확대되고 세간의 관심이 커지자 가해 여학생의 아버지 박 모 씨는 유족이 과장된 말을 하고 있다며 앙심을 품게 됐습니다.
결국,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김 양의 아버지 직장에 전화했고, 직원을 통해 '오늘 밤 뒷목 조심하라'고 전하라며 협박을 했습니다.
유족은 해당 학부모를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애초에 가해 학생의 아버지를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고 결국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보통 협박죄 벌금은 100에서 200만 원이지만, 자살한 학생의 부모를 상대로 위협하는 것은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습니다.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법원이 가혹한 처벌을 내렸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