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사법연수원생과 로스쿨 졸업생들이 본격적으로 동반 배출됨에 따라 우수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법원과 검찰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까지는 사법연수원생(41기)이 졸업 후 바로 법관으로 임명될 수 있었지만 연수원 42기생이 나오는 내년부터는 연수원 수료생도 법관이 되려면 로클럭(법원 재판연구원) 생활을 하거나 검찰, 로펌에서 일정 경력을 쌓아야 한다.
연수원 수료생과 로스쿨 졸업생이 사실상 같은 조건에서 치열한 '임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닥친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연수원생 중 성적 우수자들이 판사 임관을 지망하는 경향이 뚜렸했지만 로클럭을 거쳐야 법관 임명이 가능해지면서 판ㆍ검사, 로펌으로의 지원 추세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개월 이른 채용 = 검찰과 법원이 약속이나 한 듯 예년보다 채용 전형 시기를 앞당겼다.
법무부는 '2013년도 검사 임용 계획안'을 지난 20일 공고하고 오는 27∼31일 인터넷으로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임용 대상자는 2013년 사법연수원 수료 예정자, 법무관 전역 예정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 예정자 등으로 서류와 실무평가 등을 거쳐 오는 12월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예년보다 일정상 3개월 정도 빠른 것이다.
통상 법무부는 매년 11월 검사 임용 계획안을 공고한 뒤 이듬해 2월 최종 합격자를 통보해왔다.
법원행정처 역시 지난해보다 석 달가량 빠른 지난 16일 로클럭 신규 임용 계획안을 공고했다.
로클럭은 1ㆍ2심 재판부에 배치돼 판사가 사건을 심리하는 데 필요한 각종 자료를 조사하고 관련 법리를 연구ㆍ분석하는 재판 지원업무를 맡는다.
◇'우수인력 선점하라' = 검찰과 법원의 이 같은 행보는 연수원 수료생과 로스쿨 졸업생 중 성적 우수자를 어떻게든 자기 조직으로 데려오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법원에서는 임관 제도가 바뀌면서 검찰이나 로펌에 우수 인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처럼 연말에 공고하면 매년 2월 고등법원 인사와 맞물리는 문제점이 있어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면서 "로스쿨에서도 로클럭 임용자들이 빨리 정해져야 로펌 등 다른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채용 공고를 앞당겨 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성적 우수자들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보고 법원의 로클럭 모집과 비슷한 시기에 임용 공고를 냈다.
우수인력 선점에 자신감을 갖고 '맞불'을 놓은 셈이다.
법무무 관계자는 "매년 11월에 치러졌던 사법연수원 졸업시험이 올해는 지난 5월 이미 실시돼 결과가 통보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검사 임용 일정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검찰 "중복지원 배제" = 특히 검찰은 로클럭 희망자나 헌법재판소, 감사원 등 다른 행정기관 응모자의 '중복 지원'을 원천 배제하기로 해 인재 확보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무원을 임용하는데 있어 여러 행정기관에 중복 지원하도록 놔두는 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예전부터 중복 지원은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법원은 로클럭 지원자들이 검사 임용에 지원하는 것 자체를 막지는 않을 방침이다.
법원 관계자는 "지원 단계에서 명시적으로 중복 지원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검사 임용과 로클럭 임용 절차가 비슷하게 전개되는 만큼 일정을 잘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