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는 것이 사실 한 사람이 하기도 힘든 건데 한 마을 전체가 항일에 가담한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점점 잊혀져가는 역사가 되지 않을까 안타깝운데요, 양병운 기자입니다.
<기자>
만주 항일운동의 중심 김동삼과 동생 김동만, 60대에 독립운동에 헌신한 김대락과 아들 김형식, 안동지역을 대표하는 독립유공자들인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같은 마을 출신이란 겁니다.
임하면 천전리 일명 내앞마을이 그 곳입니다.
의성 김 씨 집성촌인 이곳은 한일강제병합 이듬해인 1911년 김대락 가문을 시작으로 한집 두집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떠납니다.
독립운동기지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망명길에 오른 의성 김 씨 일가는 150여 명으로 마을 관리 등에 필요한 인력을 제외한 거의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마을에 남아있던 주민들도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항일운동을 이어갔지만, 갈수록 가세는 기울고 후손도 흩어져 하회마을과 쌍벽을 이뤘던 마을의 위상은 떨어졌습니다.
[김시중/독립유공자 김대락 후손 : 조상들이 모든 것을 걸고 목숨까지 걸고 하는 데에는 그만한 명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후손들은 배고플 때도 자긍심을 가지고 이 때까지 버티며 살아온 겁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인정된 이 마을 출신 독립유공자는 20명, 웬만한 시·군 전체 유공자 수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마을 독립운동사는 아는 이가 드뭅니다.
안동독립운동기념관은 이들의 독립운동을 조명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그동안 발굴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김희곤/안동독립운동기념관장 : 전세계에서 한 마을에서 나라를 위해 이렇게 몸바친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우리가 이 마을의 역사를 되살려내지 않는다면 그 어디에서 정의를 찾고 양심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글이나 말로만 애국 소리가 높은 요즘, 내앞마을이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소리 없이 큰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