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의 타박 흔적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에 있는 삼성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김씨는 양쪽 광대뼈와 근육 사이에서 타박 흔적이 나왔다.
이 흔적이 실제로 김씨가 중국당국의 고문을 받았다는 증거가 될지 주목된다.
▲삼성병원 "외부 충격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 삼성병원 심용식 원장은 "안면 MRI 검사 결과 세포 손상의 흔적이 있다.
이는 외부에서 충격을 받아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문흔적인지를 확인하려면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 대학병원 등지에서 정밀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병원 MRI의 해상도가 1.5테슬라(Tesla)인 점을 감안, 고문 흔적 여부를 명확히 가리려면 해상도가 3.0테슬라의 MRI 장비를 갖춘 종합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법의학자 "세포 손상 흔적이 구타 근거 안 돼" 익명을 요구한 한 법의학자는 특정 부위에 남아있는 세포 손상의 흔적만을 근거로 구타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 법의학자는 "구타를 당했다는 시점부터 현재까지 4개월이 지났다"며 "당시 세포가 손상됐더라도 지금까지 손상된 상태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합리적 근거가 부족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특히 MRI 검사 결과만으로는 그 세포 손상이 언제, 어떤 물체로 이뤄졌는지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고문의 흔적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영환씨 "다음 주 정밀검사 받겠다" 김씨는 "법의학 전문가와 전문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고문 여부를 입증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다음 주께 정부와 협의,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씨는 정신적 증상도 고문 입증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고문으로 말미암은 정신적인 손상에 대해서도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씨는 "아직 외상 후 스트레스라든지 정신적인 손상은 느끼지 않고 있다"면서 "전문가들로부터 '정신적인 피해 증상이 100%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 있어서 조언에 따라 조만간 정신적인 부분도 검사를 받아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송천연합내과(원장 이태환)에서 다섯 시간에 걸쳐 건강검진을 받았다.
위ㆍ대장내시경, 초음파, 혈액ㆍ소변 검사 등이었다.
내과 중심의 검진이었다.
하지만 이 검진에서는 특별한 증상과 고문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김씨에 대한 건강검진을 마친 뒤 이 원장은 김씨에게 가해진 고문흔적을 찾고자 간단한 검사를 했지만 '육안으로는 고문 흔적은 발견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려 다음 주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김씨의 고문 흔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