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목포 조선업체 '기상청 로비의혹' 수사

당시 기상청장 등 고위간부 상대 금품로비 정황
수사팀 "지체상금ㆍ선급금 관련 의혹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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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전남지역 한 중소 조선업체가 회사 공금을 빼돌려 기상청 고위간부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심재돈 부장검사)는 8일 목포 소재 조선업체 고려조선과 이 회사 대표 전모씨와 친인척이 운영하는 고려중공업 등 관계사 3~4곳을 전날 압수수색해 회계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기상청 본청 해양기상과 사무실, 기상청 전 고위간부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고려조선 경영진이 선박을 납품하면서 받은 돈 중 일부를 빼돌려 로비자금으로 전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고려조선이 지난 2009년 기상청과 119억원에 계약해 국내 최초 해양기상관측선 '기상1호'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로비가 이뤄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려조선이 관측선을 제때 납품하지 못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할 상황에 놓이자 당시 기상청장 J씨 등 고위간부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고려조선은 2010년 가을까지 관측선을 납품하도록 계약했으나 기일을 맞추지 못해 16억6천만원의 지체상금을 내야 할 상황이었다.

기상청은 고려조선이 이를 내지 않자 고려조선측에 지급해야 할 16억9천만원 상당의 잔금과 상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기상청이 정상 절차를 밟아 이를 처리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지체상금은 일정 계산법에 따라 부과하게 돼 있고, 면제를 해주더라도 심사요건이 있는데 기상청 간부가 로비를 받고 편의를 봐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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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고려조선이 정상적인 납품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기상청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한 배경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계좌추적을 통해 기상청 일부 고위간부에게 금품이 전달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아울러 고려조선이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선급금을 원래 용처에 사용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고려조선은 37억원 상당의 선급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매출 200억원대의 고려조선은 2007년 6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진도에 조선소를 지으려다 2008년 금융위기로 조선업계 경기가 악화돼 자금 압박을 받은 끝에 지난해 9월 부도가 났고 지난 1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지체상금 부과ㆍ선급금 사용 의혹이 수사의 핵심"이라며 "압수물 분석을 통해 횡령 규모를 확인한 후 사용처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려조선이 목포 소재 업체라는 점에서 검찰의 이번 수사가 목포를 지역구로 둔 민주통합당 박지원(70) 원내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단계라서 구체적으로 누가 돈을 받고, 정치권의 누가 타깃이 되는지는 전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 회사 경영진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기상관측선 납품지체에 따른 지체상금은 관련 법에 따라 적법하게 부과했으며 로비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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