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한국수력원자력 간부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검찰에 이어 법원에서 매주 계속되고 있다.
이는 최근 검찰 수사에서 국내 공기업 사상 처음으로 최고위급 간부들을 포함한 한수원 임직원 30여명이 모두 비슷한 방법으로 뇌물을 챙기다가 한꺼번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울산지법 제3형사부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 지역원전본부의 제어팀 차장 이모(46)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천만원, 추징금 1천25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8월 상급자인 허모 부장과 공모해 원전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자신의 승진청탁에 사용하기로 하고 업체 직원 이모씨에게 허 부장 아들의 유학비용을 빙자해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그다음 달에 자신의 사무실에서 같은 납품업체 전무인 서모씨로부터 계약관계에서 편의제공을 명목으로 현금 2천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승진 청탁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며 "피고인이 업체의 직원에게 직접 연락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하고, 목적이 불량한 점 등에 비추어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어떠한 구체적 청탁을 받으면서 뇌물을 받은 것은 아니며, 실제로도 어떠한 부정행위에 나아간 바 없는 데다 상급자 허씨의 권유 내지 지시에 따른 점과 받은 뇌물 전부를 허씨에게 그대로 전달한 후 일부를 돌려받아 사용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에는 울산지법 제2형사단독(권순열 판사)이 편의를 봐주고 납품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 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 간부 3명에게 각각 징역 10월∼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울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