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중국에선 다 큰 어른들이 온라인에서 논쟁을 벌이다 직접 만나 주먹다짐을 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윤영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베이징 차오양 공원 앞, 인터넷 논객으로 유명한 법대 교수와 방송사 여기자가 거친 말을 주고 받습니다.
[(인터넷상에서) 내가 먼저 욕했나? 당신이 먼저 욕했잖아!]
[너는 욕 먹어도 싸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 욕하는 거 몰라?]
말로는 안 되겠던지 여기자는 미리 준비한 달걀을 던지고, 주먹을 날리며 싸움이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이달 초 쓰촨성 주민들의 유해공장 건설 반대 시위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찬반 설전을 벌였습니다.
결론이 안나자, 직접 만나 끝장 토론을 하자며 지난 6일을 D-day로 잡았습니다. 이른바 '맞짱 예약'입니다.
두 논객의 만남 소식은 삽시간에 퍼졌고 100여 명의 시민들이 약속 장소에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만남은 20초도 안 돼 주먹다짐으로 변했습니다.
[우파텐/중국 정법대 교수 : 몇몇 남자들까지 저를 때렸어요. 나는 변론하러 이 자리에 나온 것이지 싸우러 나온 게 아닙니다.]
중국에선 최근 이렇게 인터넷 논쟁을 주먹다짐으로 끝내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교통이 편하고 넓은 차오양 공원이 주 무대입니다.
중국 공안은 공원에서 맞짱 예약을 하는 열혈 논객들이 늘자, 공원 순찰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