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해안 해수욕장들이 속초를 시작으로 개장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큰일났습니다. 강릉 경포대 백사장 모래가 심하게 깎여나가면서 해변이 엉망이 됐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릉 경포대 해변의 남쪽 백사장입니다.
길이 150미터 구간에 걸쳐 모래가 심하게 깎여나가면서 사라져 버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2.5미터 높이의 모래 절벽까지 생겼습니다.
밤에 사람이 떨어지면 다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잘려나간 백사장 폭은 20~30m나 됩니다.
모래 속에 깊숙이 묻혀 있던 파이프까지 드러났습니다.
조금만 더 깎이면 산책로인 목재 데크 까지 파도에 휩쓸릴 정도입니다.
[황정민/주변 상인 : 앉아서 놀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없으니까 여기서 지내고 짐을 풀고 노는 것을 안 되고 아래쪽으로 다 내려가 버리니까 아무래도 장사에 지장이 많이….]
여름철 통상적으로 어느 정도 해안 침식이 진행됐지만 올 들어 눈에 띄게 정도가 심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강원도 동해안에서 이처럼 해안 침식이 심각하게 진행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곳이 28곳에 달합니다.
일단 무분별한 모래 채취와 해안 구조물 설치가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모래 침식이 가속화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재율/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 해안선 후퇴도 물론 당연하지만, 이상 고파랑 내습 빈도가 점점 높아져서 침식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행히 오늘(2일) 개장한 속초 해수욕장의 경우 해마다 좁아지던 백사장에 올해는 10m 이상 모래가 쌓여 걱정하던 상인들이 한숨을 돌렸습니다.
[송세윤/주변 상인 : 한 10년 계속 쭉 지켜봤는데 처음 있는 일입니다. (모래가 쌓이는 게요?) 예, 그렇습니다. (기대가 크시겠네요?) 아, 그럼요.]
동해 해안 침식 정도와 지역별 편차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선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허 춘)